D+445
전날의 여독으로 몸살이 나 이불과 한 몸이 되어 있던 오전.
우주가 신발장에서 제 분홍색 운동화를 들고 방으로 침입했다.
눈앞에 들이민 신발 한 짝.
"나가자."
말은 없었지만, 그 어떤 명연설보다 강력하고 단호한 무언의 시위였다.
결국 항복.
씻는 둥 마는 둥 하고 아파트 산책을 나섰다.
벌써 다 컸다는 건지 잡으려는 아빠 손을 매정하게 뿌리치고 혼자 저만치 앞서 걷는다.
휘청거리는 뒷모습을 따라가느라 몸살 기운이 더 짙어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오늘은 어린이날이니까.
네가 이 구역의 대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