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단상
_봄비에 젖은 지렁이
사람손으로 파기도 힘든 땅속을 5m 이상 들어갈 수 있다니 어찌 보면 땅두더지 보다도 더 날렵한 몸놀림으로 그들 만의 세상 속에 켜켜이 자신의 존재와 삶을 그리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오늘 우리 집 마당에는 봄비샤워를 즐기기 위해 흙을 밀고 나온 지렁이들이 몇 마리 보인다
이렇듯 각자의 삶을 그려나가는 길은 보는 관점에 따라 자의적 해석이 입히거나 보편적 지식으로 정의되거나 하는 것이겠다.
흙속을 요리조리 다니면서 유기물을 분해하기도 하고
식물의 뿌리 지층에 호흡공간을 확보해주기도 하는
알고 보면 뒤에서 묵묵히 토닥거리며 앞으로 나아가길 끌어내주는 용감무쌍 외길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