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생활보안 3] 10. 고객에게 물어 보았는가?

무엇이 필요한지 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여러 기업들에서 보내오는 광고성 메일과 문자의 폭격에 시달리고 있다. 정말 광고 홍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들도 광고에 필사적으로 보이는데 고객들에게 하나라도 더 홍보하고자, 하나라도 더 팔아보고자 하는 마음일 것이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이런 상황은 과열되어 더 많은 광고와 더 많은 할인과 더 많은 쿠폰들이 온라인 세상을 날아다닌다.


  사람은 도시에 숨기고 나무는 숲에 숨기라고 했던가. 이렇듯 광고가 넘쳐나면 점차로 사람들은 광고 메시지에 무감각해진다. 그저 누가 또 하나 보냈나 보다 정도가 사람들이 광고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다. 이 상황을 악용해 그 많은 광고 메시지 중에 해커의 악의적 메일 혹은 문자가 일부 끼어 있다고 한들 무엇이 이상하겠는가. 그저 운 없는 누군가가 첨부된 링크를 클릭하거나 첨부된 파일을 실행해 피해자가 되었을 뿐.


  사고가 많으면 무감각해지고 사고가 없으면 무관심해지는 경우를 우리는 인지상정이라고 표현한다. 흔하디 흔한 사람의 행동방식인 것이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광고 메시지가 많으면 광고 자체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광고 메시지가 없으면 해당 기업에 무관심해진다. 따라서 기업이 고객들의 관심을 제대로 끌기 위해서는 광고가 너무 남발되지 않도록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점은 그렇게 적당한 수준의 광고를 통해 고객의 관심을 제대로 끌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해커와 비슷한 관점에서 고객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해커는 한 번의 스팸문자나 스팸메일을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첨부된 링크를 클릭하게 만들거나 첨부된 파일을 실행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제목에서부터 본문 내용까지 고객을 미혹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로 알차게 구성해서 말이다. 물론 해커가 꾸민 그 내용들은 모두 거짓이다.


  기업은 해커가 아니니 단순하게 고객을 현혹하고자 거짓된 내용으로 광고를 꾸밀 수는 없다. 대신 정말 고객에게 꼭 필요한 것들로 광고를 구성해야 한다. 꼭 사고 싶었던 제품, 꼭 필요한 할인혜택, 마침 사야 하는 제품들이 잘 어우러져 광고에 나타나면 좋다. 이런 양질의 광고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받아보게 된다면 고객의 감동과 충성률은 올라가고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향상될 것이다.


  단순히 매출 향상을 목적으로 남발하는 광고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고객에게 지금 당장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들과 관련한 할인쿠폰의 남발 역시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고객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것을 바라냐고. 직접 물어보기 어렵다면 간접적으로 물어보면 된다. 간접 질문이 가능하게 하고자 IT기술을 발달시킨 것이고 우리는 이미 그러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빅데이터, AI 등을 활용한 맞춤형 광고 제품들이 그것이다.


  물론 부작용도 예상할 수 있다. 고객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로 광고를 만들어 보낸다면 당연히 고객의 충성률은 높아지고 광고 메시지에 대한 반응률도 올라갈 것이다. 그렇다면 해커 역시 기회를 놓치지는 않을 것이니 덩달아 기업을 사칭한 해커의 거짓 광고로 인한 피해도 늘어날 것이다. 


그래도 기업의 입장에서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담그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다. 

작가의 이전글 [넋두리 5] 2. 스스로 깨야 생명이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