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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보안 2] 9. 챗GPT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챗GPT를 대하는 개인의 자세

  그저 영화의 단골소재 정도로만 여겨지던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세상이 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삶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 시나브로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삶 속에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바꿔 스며들기 시작하더니, 챗GPT라는 놈이 나타나자 이제는 기업들까지도 화들짝 놀라 호들갑을 떨기 시작한 모양새다.


  챗GPT의 등장으로 인한 파급력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파괴적이다. 특히 정보의 제공을 통한 수익창출을 주요 핵심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들에게는 핵폭탄과도 같은 충격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제를 도와주는, 정확히는 과제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벤처기업들이 매출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글로벌 검색업체인 G사와 국내 유수의 검색업체들인 N사, K사 등도 챗GPT의 등장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검색을 통한 정보제공이라는 검색사이트 고유의 사업영역을 챗GPT에게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챗GPT는 등장과 함께 전 세계를 혼돈 속에 빠뜨려 버렸다.


  챗GPT는 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좀 더 진보된 인공지능의 활용 영역을 개인에게까지 확대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개인이 경험할 수 있었던 AI 스피커 정도의 수준에서 한층 강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과제를 위한 자료를 찾아주는 일, 한글을 외국어로 변환해 주는 일, 수집한 자료를 보기 좋게 정리해 주는 일, 간단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해 주는 일, 음식 조리법을 찾아주는 일, 특정 사람에 대한 정보를 찾아주는 일, 이력서를 만들어주는 일, 법률 상담 등 셀 수 없이 다양한 작업들을 지원한다.


  개인이 돈을 내고 서비스받았던 영역들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한 개의 사이트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얼핏 훑어봐도 가히 기존의 사업영역 파괴 수준의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만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함정이 하나 숨어있다. 챗GPT를 사용하기 위해 던져주는 모든 정보는 챗GPT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모두 넘어간다는 점이다. 정보제공에 대한 동의도 없이 넘어간다.


  S사 등의 대기업들을 포함해 다수의 기업들이 챗GPT의 사용을 부랴부랴 금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심코 기업의 기밀정보를 챗GPT에 던져주었다간, 그 정보가 언제 어디서 누구의 질의에 대한 답으로 다시 튀어나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정보의 유출이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챗GPT의 다양한 기능과 편리함에 취해 개인의 사적인 정보나 사생활 정보를 생각 없이 챗GPT에 던져주었다간, 그 정보들로 인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내가 공격받을지 모른다. 개인의 사적인 정보가 수십수백수천 또는 수만 명에게 노출될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기능이 좋고 공짜라고 무조건 사용해서는 안되고, 이것저것 꼼꼼히 알아보고 사용해야 한다. 지금 세상은 그래야만 하는 세상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세상은 더 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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