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 Jan 06. 2021

[서평] 돈과 영성

- 돈 문제는 마음의 문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 딤전 6:10 -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인간이 가장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돈'이다.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주식을 하는 이유도, 부동산 투자를 하는 이유도, 대기업에 입사하는 이유도 결국엔 돈을 많이 벌기 위함이다. 그만큼 돈이 주는 영향력은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뒤흔들 만큼 막강하다.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자본주의 시대에 돈을 사랑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성경은 돈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악의 뿌리라고 말하며, 돈을 사랑하는 인생을 살지 말라고 권면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돈을 사랑하는 것은 과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무언가의 지배를 받기 마련이다. 돈을 사랑하는 마음에 지배를 받게 되면 *'실질적 이기적 찰나주의'에 빠지게 된다. 모든 돈 문제는 마음의 문제다. 따라서, 돈을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핵심이다. 그것은 합리적인 경제생활이나 체계적인 예산관리로는 -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는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 해결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누가, 어떻게 돈을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곧 '정체성'과 '목적'의 문제로 귀결된다.


* 실질적 이기적 찰나주의 :  지금 이 순간이 전부이며, 물질로 자기 인생의 만족만을 누리고, 지상낙원이 가능하다고 믿는 영원 망각증  (p 157 - 폴 트립 '돈과 영성')

   

ㅣ돈과 정체성


   인간의 존재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체성이다. 사람이 어떤 존재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면 제일 먼저 자신이 누군지부터 알아야 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관심이 많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밈의 유행이 끊이지 않고, MBTI 성격 유형 검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건드리는 것에 열렬히 반응한다.


   돈을 쓰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의 정체성이 보인다. 나 자신을 어떤 존재로 생각하는지는 그 사람의 돈 씀씀이, 소비내역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소비내역을 보면, 내가 지난 시간 동안 무엇을 추구하며, 어떤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 소비내역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적나라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정체성을 알아야) 그 정체성에 맞게 돈을 이해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다.


(p35) 내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돈이다. 나는 내 정체성을 모르면 돈을 이해할 수 없고, 내가 돈을 사용하는 방식보다 내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입양하시면서 우리는 새로운 정체성(하나님의 자녀)을 받는다.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처럼 먹고사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십자가가 주님의 성실하신 공급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p78) 이처럼, 하나님의 자녀라는 새로운 정체성은 돈의 목적과 사용법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와 인생관, 더 나아가 소비내역까지 변화하게 된다.



ㅣ돈의 목적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맞게 돈을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이 돈을 사용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하나님께서 돈을 사람에게 맡기신 이유, 돈의 진정한 목적, 돈을 사용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리스도인에게 돈은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돈은 베풂의 수단이다. 우리는 돈 생각을 하면 가장 먼저 내가 쓸 생각부터 한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 이기적인 생각은 버리라고 말한다. 성경은 아낌없는 베풂의 이야기다. 인생에서 돈의 주요 목적은 나를 살리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내게 아낌없이 베푸신 것처럼 남을 살리는 것이다. 즉, 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닌 타인을 위한 수단인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인에게 돈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돈을 하나님을 위한 일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에 투자하라는 부름을 받았다. (이것은 시간과 힘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돈을 주시는 것은 하나님 나라 일에 쓰는 은혜를 누리라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에 헌신하면 우리 돈이 영원한 결과를 낳는 일(구원)에 쓰이는 것을 볼 수 있고, 자아의 나라(개인의 욕망)에 숭배하는 마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동은 마음의 영향을 받고, 우리의 마음은 정체성과 목적에 영향을 받는다. 정체성과 목적은 곧 '돈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요소가 된다. 그리스도인에게 돈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돈의 주인은 하나님이다. 따라서, 돈의 주인은 하나님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가르침에 순종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물론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개인의 자유가 극대화되고 'YOLO 라이프'가 시대를 주름잡는 이 시대에 성경의 이러한 전제가 먹힐지 또는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만이 무수하게 쏟아져 나오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혜가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날마다 은혜를 구했던 것처럼, 우리도 값 없이 주어지는 은혜를 구해야 한다. 우리가 은혜를 구할 때, 사랑의 주님은 우리의 마음에 은혜를 아낌없이 부어주신다. 그 은혜가 그 어떠한 합리적인 경제생활, 예산관리보다 강하고, 채무, 배금주의, 물질만능주의를 이긴다.


(p 23) 은혜는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 마음이 변해야 행동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재정 상황이 진짜 변할 수 있다는 유일한 소망을 주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뿐이다. 어떤 빚더미도 하나님의 은혜보다 높지 않다.


   돈은 베풂의 수단이라고 했다. 하나님을 향한 베풂 그리고 이웃을 향한 베풂이다. 우리가 베풀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책임지시고 후하게 베푸시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도 베푸는 것이다.


   재정을 다룬 책들 중에서 이 정도로 성경적이고 논리 정연하며 특히, 개인의 간증 같은 주관성이 배제된 책은 못 본 것 같다. 그래서 훌륭하고 추천할 만하다. 이제 읽었으니 삶에 적용할 때다. 나의 삶을 책임지시고 베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믿으며, 성경적 재정관에 입각해 베풂의 삶을 살기를 힘써야겠다.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 히 13:5 -



#돈과영성 #폴트립 #서평

#SUNWRITER

매거진의 이전글 [서평] 축구는 문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