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 Dec 10. 2020

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기가 어려운 이유

- 일상 속 인사이트


   누군가 내게 물었다.


*썬님 생각은 어때요?



* 썬(SUN) : 필자의 닉네임



   잠시 동안 나는 침묵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내 생각을 온전히 말해도 될까?', '혹시 내 생각이 주제와 어긋난 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끝에, 나는 결국 관련 대화에 대한 나만의 확고한 생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생각 전달을 회피했다.


   언제나 그랬다. 나는 항상 자기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에 자유롭게 말하기가 어려웠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 돌입하면 늘 '말해도 괜찮을까?'에 대한 단계에만 머물러 있었다. 나는 매번 여기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나,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면 더더욱 그랬다.


   그렇다면, 나는 왜 내 생각을 사람들 앞에서 자유롭게 말하기가 어려운 걸까? 이유는 간단했다. 그것은 사람들이 나의 생각이나 의견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 같다는 '왜곡된 편견'과 '예기불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곡된 편견과 예기불안은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자유롭게 전달하는 것을 방해한다. 타인이 내 생각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것만 같고, 받아주지 않을 것 같다고 지레짐작하며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지 못하게 스스로를 제한하게 한다.


   그렇다면, 왜곡된 편견과 예기불안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나는 그 기원을 심리학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심리학에서는 어린 시절의 특정한 경험이나 심리적 상처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이 메커니즘에 의거하면, 어렸을 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에 대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지 못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기 어렵다. 긍정적 피드백은 어떤 대화를 해도 괜찮다는, 마음껏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 등을 이야기 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망'을 형성시킨다. 때문에 긍정적 피드백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심리적 안전망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집에 어항과 물고기를 들여놓은 적이 있었다. 어항 속 물고기가 신기했던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엄마에게 "이 물고기가 우리를 보호해줄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엄마는 매몰차게 나의 생각을 짓밟으며 말했다.


   "얘는 무슨 물고기가 우리를 지켜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어린 아이의 세계에서는 물고기 같은 자그마한 생명도 거대한 우주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이 내뱉는 말 하나 하나엔 세계가 들어있다. 따라서,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긍정해주고, 공감해주는 것은 그 아이들의 세계를 인정해주는 것과도 같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아이들 마음 속에 '어떤 이야기를 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망이 형성된다. 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심리적 안전망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리적 안전망의 형성은 내 생각이나 의견을 인정해주고 자유롭게 받아줄 호의적인 공동체으로부터 비롯된다. 그것은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연인이 될 수도 있고, 어느 모임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공동체에 속하거나 곁에 있는 것이 심리적 안전망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심리적 안전망을 형성하는 것의 토대에는 ‘타인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 있는 것 같다. 타인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어떠한 진솔된 말도 건넬 수 없으니까 말이다. 내 생각이나 의견을 무시하거나, 해 하지 않을 것이라는 타인에 대한 신뢰, 그 믿음이 속얘기를 표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미 성인이 된 지금, 인간 자체에 대한 의심과 회의가 잦아지고, 역기능적 사고가 고착화 됨으로써 타인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적인 용기’를 내는 것이다. 용기를 냄으로써 타인을 신뢰하고, 심리적 안전망을 형성하는 것. 그렇게 나아갈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심리적안전망 #자유롭게 #생각 #표현

#SUNWRITER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을 만날 때 반드시 봐야 하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