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EPL 16R] 뉴캐슬 vs 리버풀

- 해외축구 리뷰

by Sun


2020.12.31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2020년의 마지막 경기는 이렇게 허무하게 마무리되었다. 마치,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이들의 2020년 계획이 허망하게 날아가버린 것처럼..


앤디 캐롤에게 두 골을 얻어맞으며 패했던 2010/2011시즌 기억을 제외하고는,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나 안필드에서나 리버풀은 뉴캐슬을 상대로 매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근 상대 전적 5연승이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이번 경기 역시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고, 바로 지난 경기에서 WBA를 상대로 홈에서 졸전을 펼쳤던 모습을 감안해서라도 이번 경기는 승수를 쌓아야 했다.


그러나, WBA전에 이어 뉴캐슬전마저 비기며, 2경기 연속 무승부로 2020년을 마무리했다. 새벽에 경기를 보고 출근하는 발걸음이 유난히 무겁게만 느껴졌다. 날씨마저 추운 게 약 올리는 것마냥..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전반전


리스 윌리엄스냐, 나다니엘 필립스냐의 선택에서 클롭 감독은 필립스를 택했다. 지난 경기에서 마팁이 부상당하며 생긴 수비진의 공백은 결국 필립스가 메꾸게 되었다. 특이점은 서브 명단에 있었다. 티아고 알칸타라가 서브 명단에 올라가면서 후반전 교체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홈팀 뉴캐슬은 칼럼 윌슨을 원톱으로 두고 수비 중심에 무게를 두는 5-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다만 뉴캐슬은 초반부터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면서 리버풀의 빌드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했다. 리버풀 수비수들의 발이 느린 것을 공략하는 대응 전술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전반 중반이 지나고서야 뉴캐슬 수비의 균열이 조금씩 발생했다. 그 균열을 포착한 리버풀 선수들이 몇 번의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빠르게 마무리를 하지 못해 득점에 번번이 실패했다. 살라의 일대일 찬스를 막아낸 뉴캐슬 골키퍼 달로우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전반전은 별 다른 소득 없이 0-0으로 끝났다. 생각보다 탄탄했던 뉴캐슬의 수비진과 생각보다 파괴력이 많이 떨어진 리버풀의 공격진을 볼 수 있는 전반전이었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후반전


후반전이 시작됐음에도 리버풀은 전반전과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아니 이 흐름은 지난 경기에서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밀집수비 파훼법을 찾지 못하고 횡패스만 난무하는 리버풀의 패턴이 지난 경기와 비슷하게 이어졌다.


예상외로 아놀드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리버풀의 공격은 풀백(아놀드-로버트슨)을 기반으로 시작한다. 따라서, 풀백이 막히면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그것이 오늘 경기에서 또렷했다. 가뜩이나 마네와 살라가 해결을 짓지 못하는 가운데 아놀드의 부진은 공격을 더욱더 답답하게 만들었다.


후반 67분, 클롭이 첫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기 내내 부진했던 커티스 존스를 빼고 베이날둠이 들어왔다. 결국 미드필드 조합은 돌고 돌아 '헨밀둠'으로 구성되었다. 그렇게 많은 미드필더를 영입했는데 몇 년째 이 조합을 보는지 모르겠다.

후반 72분, 밀너가 아웃되고, 드디어! 티아고 알칸타라가 들어왔다. 약 2개월 만에 복귀다.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티아고는 들어오자마자 날렵한 턴오버 동작과 창의적인 전진 패스를 시도하며 답답했던 리버풀의 숨통을 트이게 해 주었다. 확실히 기존 선수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리버풀은 티아고의 가세와 함께 뉴캐슬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주어진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날려버린 리버풀의 공격진과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뉴캐슬의 수비진이 합작한 결과, 0-0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결국, 2020년 EPL 마지막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사진 출처 - Premier League twitter


이번 시즌 첫 무득점 경기를 펼친 리버풀은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점 3점 차로 앞서며 불안한 선두를 달리게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경기를 덜 치렀단 점을 감안하면 언제든 뒤바뀔 수도 있는 사정거리 안에 있는 셈이다. 이번 시즌은 끝까지 살얼음판을 달릴 것 같다.


뉴캐슬 전을 마지막으로 2020년의 경기는 모두 끝이 났다. 이번 경기를 되돌아보면, 또 이번 시즌 전체를 되돌아보면 다가오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반드시 수비수를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센터백을 최우선으로 사야 하는데, 후방이 안전하고 든든해야 풀백과 3선이 비교적 자유롭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여름 이적시장 때 로브렌의 공백을 그냥 두었던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다.


현재, 전문 센터백 2명은 여전히 부상 중이고, 2명은 너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특히, 필립스는 오늘 공중볼 차단 말고는 뚜렷한 장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선수에게는 안타깝지만 리버풀이라는 클럽에서 뛰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발 빠르고 경험 많은 A급 센터백이 필요한 실정이다.


티아고의 가세로 리버풀은 공격의 활로를 다양하게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1월에 디오고 조타가 돌아오고, 시즌 말미에 반 다이크까지 돌아온다면 리그 타이틀 수성은 문제없어 보이지 않나 싶다.


유난히도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었지만, 리버풀이 리그 우승이라는 선물로 내 삶에 기쁨을 주었던 것처럼, 2021년에도 우승 트로피를 통해 기쁨을 선사해주었으면 좋겠다.


YN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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