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EPL 27R] 리버풀 vs 첼시

- 해외축구 리뷰

by Sun


2021.03.05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역사적인 순간이다. 클럽 창단 이후로 단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을 라이브로 보게 되었다. 128년의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경이로운 기록! 바로, 홈 5연패의 기록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한 번 놀라움을 자아내는 기록이 있다. 바로, 득점에 관한 기록이다. 최근 안필드 홈경기에서 무려 10시간 동안 오픈 플레이 무득점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홈에서 승리는커녕 득점도 하지 못한다. EPL 득점왕 출신이 2명이나 있는데도 말이다.


양심이 있으면 첼시에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건네는 게 맞다고 본다. 아니 챔피언스리그는커녕 유로파리그 티켓도 따낼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그만큼 리버풀은 오늘 경기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첫 유효슈팅이 84분에 이르러서야 나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정말이지 총체적 난국에 빠진 리버풀이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전반전


20번째 센터백 조합이 탄생했다. 27라운드 동안 센터백 라인업이 스무 번이나 바뀌었다는 소리다. 가장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포지션이 가장 잦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팀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나마 중원과 공격진은 동일한 라인업을 계속 가져가고 있는데, 오히려 이쪽이 변화가 필요한 영역이 아닌가 싶다.


반면에 첼시는 3-4-3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크리스텐센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비를 구성했고, 조르지뉴와 캉테가 중원에서 탈압박을 통한 후방 빌드업을 전개했다. 공격에서는 마운트, 베르너, 지예흐 등 발 빠른 공격수들을 배치해 리버풀의 배후 공간을 노리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초반부터 양 팀은 눈치싸움을 벌이며 탐색전을 벌였다. 특히, 롱패스를 활용하는 탐색전을 벌였는데, 이것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속도감을 더해주었다. 첼시는 리버풀의 수비 라인을 올리게끔 유도하고, 그 배후 공간을 공략하는 패턴을 가져갔는데, 이것이 적중하면서 베르너가 선제 득점을 터뜨렸다. 그러나, VAR 판독 결과 간 발의 차이 - 거의 소매의 차이 - 로 오프사이드 판정이 되었다.


전반 41분, 같은 패턴으로 첼시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중원에서 부지런히 탈압박과 빌드업을 전개하던 캉테가 전방에 있던 마운트에게 롱패스를 건넸고, 마운트가 좌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든 뒤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치 아자르를 연상케 하는 슈팅이었다.


결국 팽팽했던 탐색전 속에 첼시가 선제 득점을 가져가며 전반전은 0-1로 종료되었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후반전


홈에서 먼저 실점을 내준 리버풀은 풀백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키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첼시의 수비는 상당히 견고했고 탄탄했다. 투헬 부임 후, 9경기에서 7개의 클린 시트를 기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리버풀은 주도권을 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첼시의 수비에 번번이 막혀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 61분, 리버풀은 공격의 활로를 찾고자 교체를 단행했다. 살라와 존스가 아웃되고, 체임벌린과 조타가 투입됐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 역시 뚜렷한 해답을 주지는 못했다. 중원에서의 창의력은 고갈되었으며, 공격진은 너무 무력하고 지쳐 보였다.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반면 첼시는 발 빠른 공격수 세 명의 배후 공간 침투, 캉테와 조르지뉴의 탈압박을 통한 후방 빌드업 전개, 상대 풀백의 공격을 제어하는 제임스와 벤 칠웰의 수비적인 움직임, 뤼디거-크리스텐센-아스필리쿠에타의 견고한 수비와 라인 컨트롤 등이 유기적으로 발현되며 경기 내내 공수에서 안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반 80분, 티아고가 아웃되고 밀너가 들어왔으나 이 역시 경기에 어떠한 영향력을 주지는 못했다. 결국 투헬 감독의 리버풀 맞춤형 전술이 제대로 들어맞으면서 첼시는 7년 만에 안필드에서 승점 3점을 거두어 들었다. 경기는 0-1 첼시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이젠 '모' 아니면 '도'다. 더 이상 유보할 수도,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적극적인 변화를 통해서라도 이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 벵거 감독이 아스날 시절 쓰리백을 통해 임기응변에 성공했던 것처럼, 클롭 감독도 포메이션의 변화라든지, 교체 자원의 대거 선발 투입이라든지 새로운 변화를 통한 자극점을 만들어내야 한다.


예를 들어, 중원을 케이타-티아고-파비뉴로 구성해서 제 포지션에 어울리는 역할을 부여하거나, 공격진에 샤키리와 조타를 선발로 내세워 상대 수비진에게 기존의 뻔한 공격 패턴이 아닌 공격에서의 예측 불가능성을 던져주어야 한다. 기존의 공격진(마네-피르미누-살라)으로 EPL팀을 상대하기에는 수를 너무 많이 읽혔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다가오는 매치는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는 풀럼과의 매치다. 심지어 홈경기라 홈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기회임과 동시에 재반등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챔스 티켓 역시 멀어지긴 했지만, 산술적으로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기에 끝까지 희망을 걸어본다. YNWA



[20/21 EPL 27R] 리버풀 vs 첼시..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keyword
팔로워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