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족함을 통해 자족하는 삶
2020.01.24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책을 읽는 내내 이 노랫말이 떠오른다. 책 서두에 언급되어도 자연스러울 정도로 책의 내용과 어울리는 노랫말이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서, 내 바람들이 너무 많아서, 내 마음속에는 하나님께서 편히 쉴 공간이 없다. 이 노랫말이 주는 여운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는다. 내 안에 얼마나 많은 이물질들이 채워져 있는지, 또 그것들을 향해 얼마나 애쓰며 달려가고 있는지, 내 마음속을 낱낱이 들추어낸다. 부족한 내 마음을 부족한 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무언가로 계속 채우려는 나에게, 부족함의 은혜를 알지 못하는 나에게 부족한 것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최병락 목사님의 책 ‘부족함’은 크로스 디사이플스라는 독서모임을 계기로 읽게 되었다. 간결한 문체와 일상의 단어로 저자의 삶을 통해 느꼈던 부족함의 은혜를 잘 녹여냈다. 소유와 만족, 채움과 충족이 난무하고 지배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부족함의 가치와 역설을 말한다. 부족함이 어떻게 삶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되는지, 부족함으로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부족함 속에 숨겨져 있는 8가지 유익을 경험담을 통해 차례대로 보여준다.
부족함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은 각양각색이다. 우리에게 새로움의 눈을 뜨게 해 주고, 사명감을 심어주며, 소통을 도와준다. 또, 감사와 자족의 삶을 배우게 하고, 행복이 무엇인지 깨우쳐 준다. 부족함이라는 그릇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족함이 복의 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초석이 된다. 부족함이 복음을 증거 하기 때문이다.
책 속에 잠길수록 부족함의 원리가 곧 복음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강한 자가 살아남고, 가진 자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약함이 강함이 되고, 져야만 승리하는 이 역설의 원리를 통해 죽어야 살게 되는 복음의 메시지를 듣게 된다. 부족함이 곧 능력이며, 축복이란 것을 말이다.
가난은 가진 것이 너무 적다는 말이 아니다. 원하는 것이 훨씬 많다는 말이다’라는 격언이 떠오른다. 늘 완벽함과 완전함, 정교함과 가득 참을 추구하고 욕망했던 나에게 이 책은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는 듯하다. 조금은 부족해도 괜찮다는 것을. 부족한 듯한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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