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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EPL 7R] 리버풀 vs 웨스트햄

- 해외축구 리뷰

by Sun


2020.11.01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수비진 초토화. 남은 1군 수비수라고는 조 고메즈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웨스트햄을 만났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어떤 묘책을 꺼내 들어야 할까? 조던 헨더슨을 센터백으로 내려야 할까? 아니면 로버트슨을 센터백으로? 아니면 아예 쓰리백으로 포메이션을 변경해야 할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등장한 건 리버풀 U-23 선수 '나다니엘 필립스'였다. 리버풀 팬이지만 이런 선수가 있었다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생소한 선수였다. 작년 시즌에 FA컵 한 경기를 뛴 것을 제외하곤 전부 슈투트가르트에서 임대 생활을 지낸 선수였다. 웨스트햄의 제공권에 대응하기 위한 클롭 감독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필립스는 웨스트햄 전에서 *볼 커트 9번, 볼 소유 6번, 가로채기 2번, 기회 창출 1번, 볼 터치 96번을 기록하며 경기 MOM(Man ot the Match)까지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수비수로서 이보다 더 완벽한 데뷔전은 없지 않을까 싶다. 본인의 활약에 힘입어 팀이 승리까지 거머쥐었으니 말이다.



*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전반전


원샷원킬. 웨스트햄의 첫 슈팅에 실점했다. 웨스트햄의 측면 크로스를 고메즈가 걷어낸다는 것이 파블로 포르날스 앞에 떨어졌고 포르날스는 정확히 골문 구석으로 볼을 차 넣었다. 웨스트햄이 5-4-1 전술로 나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선제골 헌납은 최악의 수였다. 자리 잡고 수비만 주구장창할 팀인데 말이다.


경기는 리버풀이 주도하는 일방적인 경기였지만 좀처럼 공격 활로를 개척하지 못하는 양상이었다. 일반적인 공격 패턴으로는 공간이 나지 않을 것이 뻔했기에 리버풀에게는 변칙적인 움직임이 필요했다. 센터백이 공격으로 나가거나, 중앙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빠지거나 하는 그런 움직임 말이다. 그리고 역시나, 후자의 움직임이 적중하며 동점골이 나왔다.


조던 헨더슨이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면서 오른쪽에 대한 공격 활로를 열어놓았다. 곧이어 커티스 존스의 패스가 오른쪽 측면에 있던 살라에게 향했고, 살라가 측면 움직임으로 PK를 얻어냈다. 살라는 PK를 중앙으로 차 넣으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언뜻 보면 살라의 개인 기량이 만든 결과로 볼 수 있겠지만 변칙적인 움직임을 통한 선제적 움직임이 존재했기에 상대 수비수에게 파울을 유도하기 용이한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사소한 변화 하나하나가 PK까지 연결되는, 마치 나비효과와 같은 움직임이 있었던 것이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후반전


1-1 상황이 되자 웨스트햄도 물러서지는 않았다.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두되, 간헐적으로 공격을 나가며 기회를 엿보았다. 리버풀은 장기인 측면을 활용하면서 전반보다 더 나은 찬스들을 만들어냈다. 중원에서의 압박이 덜했기에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로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경기에 변화를 줄 타이밍인 후반 70분경, 커티스 존스와 피르미누가 아웃되고 디오고 조타와 샤키리가 투입됐다. 두 선수 모두 공격적인 면에서 날카로움 면을 지니고 있는 선수들이었기에 왠지 모를 기대가 되었다.


이 기대감은 현실이 됐다. 74분경, 마네의 쇄도 이후 경합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조타가 마무리하며 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VAR 판독 결과, 조타의 골은 마네의 파울로 간주되며 취소가 되었다. 기분이 좋다 말았지만 조타는 기분을 또 좋게 하였다. 84분경, 샤키리의 패스가 웨스트햄의 수비진을 뚫고 골문 앞으로 이어졌고 조타가 이를 마무리하며 역전골을 뽑아냈다.


추가 시간이 5분이나 주어졌지만 두 팀 다 별 소득 없이 경기는 2-1 리버풀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지난주 셰필드 전에 이어서 이번에도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역전승이 짜릿하긴 하지만 최근 들어 역전승이 잦다. 확실하게 이기는 경기보다 실점을 내주고 불안 불안하게 이기는 경기가 많다는 소리다. 그래도 부상자들이 많은 상황 속에서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위닝 멘탈리티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니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놀드가 EPL 100경기 출장에 77승을 거두며 기록을 세웠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스탯과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는 것이 대단할 따름이다. 월드 클래스로 성장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오른쪽 풀백으로 성장하길.


다가오는 한 주가 고비다. 아탈란타 원정과 맨시티 원정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시즌의 무게감이 달라질 것 같다. 적어도 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해외축구 #리뷰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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