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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동화
Jan 18. 2023
반달/ 안선유/ 달의 인생을 살아갈 당신
< 반 달 >
- 안선유 -
쪽빛의 하늘에
가만
떠 있는
반달
아이는 달을 보며
저 달이 곧 보름달이 될지
초승달이 될지를 물었다
나는 아이의 눈을 보며
이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자랄지
묻고 싶었다
사랑을 많이 주면 푸근한 사람으로
사랑을 아니 주면 메마른 사람으로
그리 자라게 되겠지
아무 내색 없이 가만
있을 뿐인 저 달은
무엇을 향해 가고 있을까
당신도 나도
그리고
나의 아이도
사랑이 채워지는 시기와
사랑을 잃어가는 시기를
모두 겪게 되겠지
영원히
보름에 머물 수는
없겠지
하지만 가득 차면 기울어지고
기운 듯싶으면 다시 채워지는
달의 인생을 살게 될 우리에게
영영
메마른 마음이란
없겠지
2023년 1월 18일/ 수요일
분명 그런 때도 있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메말라
살짝 스치기만 해도
모래처럼 흘러내리던 시기
눈물도 너무 메말라
어떤 감정도 어떤 감상도
내 안에는 없던 시기
그때는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평생 그렇게만
살 줄 알았습니다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가득 비워졌기에
다시 채울 수 있음을
누구나 그럴 수 있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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