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선유 -
태초의 작은 먼지,
잎새를 틔우더니 나무가 되고
숲을 이뤘네
먼지보다도 작은 세포,
어떤 기막힌 운명으로
커다란 사람이 되었네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떤 고뇌와 웃음 속에
내가
네가
깃들지 않았었다고
그 누가 단정할 수 있으리
태초의 순간부터
내 안에는 네가 있었고
네 안에는 네가 원한
찬란한 모든 날들이 가득
숨겨져 있었어
그러니 잘 보아라
무심코 지나친 나무 위
설마 했던 가시덤불 아래
어쩌면 개구쟁이의 접힌 바짓단
그 속
너를 위한 보물이 손길을 기다리며
빤히
올려다보고 있을 테니
2023년 1월 19일/ 목요일
먼지 알갱이가
나무가 되고
숲을 이루리라고
누가 알았겠어요
이렇게 커다란 사람도
시작은 작디작은 세포라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일!
그러니 단정할 수 없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지금의 모습이 전부라고
당신 안에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들이
다 들어 있어요
부디 찾아주세요
당신이 원하는 인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