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프로스트 -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 타는 소년이었다
그래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기를 꿈꾼다
많은 생각들로 지쳤을 때
그리고 삶이 정말 길 없는 숲 같아서
얼굴이 거미줄에 걸려 화끈거리고 간지럽고
한쪽 눈은 잔가지에 찔려 눈물이 날 때
잠시 지상에서 벗어났다가
돌아와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렇다고 운명의 신이 일부러 내 뜻을 오해하고
나의 소원을 반만 들어주어
나를 아주 데려가지는 않으리라
이 세상은 사랑하기에 알맞은 곳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을 나는 알지 못한다
- 로버트 프로스트 <자작나무> 중 일부분 -
2023년 2월 10일/ 금요일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합니다
매일 다니는 길에서
거미줄에 감겨들기도 하고
잔가지에 눈을 찔려
눈물인지 핏물인지 모를 것이
계속 흘러내리기도 하지요
누구나 그런 시기를 겪어요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에요
도망치고 싶고
떠나고 싶고
잠시, 숨을 멈추고 싶기도 하죠
그럼에도 신이
우리를 데려가지 않는 이유
그 이유가
반드시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