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첫째가 호들갑스럽게 얘기하네요.
"엄마, 엄마~ 나 무슨꿈 꿨냐면~ 엄마랑 같이 하늘을 나는 꿈 꿨어요~ 우리 등에 날개가 있고 엄마랑 나랑 같이 하늘을 날았어요. 집에 오지 않고 계속 계속 하늘을 날았어요~~"
"아, 진짜?"
"엄마 '와, 좋았겠다~' 해봐."
"(웃음) ㅎㅎ 와~ 좋았겠다~!"
"응. 좋았어요."
"그런데, 무섭지는 않았어?"
"네. 하나도 안 무서웠어요. 왜냐면........
엄마 손을 꼭 잡고 있었거든요.
엄마랑 나랑 손을 꼭 잡고
등에는 날개가 있고
그래서 하나도 안 무서웠어요.
흑..... 아침부터 엄마에게 감동 한사발 전해주는 우리 큰따님..... 이렇게 첫째는 아침부터 신이 나서, 평소와 다르게 양치도 세수도 징징거리지 않고 기분좋게 마무리했어요.
아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의 소원은 '따뜻한 집에 사는 것' 이었어요.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법적 보호자의 테두리 안에서 살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집이 따뜻해지지 않았고, 저는 집에 들어가는 것이 너무 너무 싫어서 지칠때까지 길거리를 걸어다니곤 했었어요.
어린시절의 저는, 지금 살고있는 집에서는 어찌할 방도가 없더라도 결혼해서 '새로 가지게 되는 집'에서는 꼭 소원을 이뤄야지, 가족구성원 모두가 빨리 들어오고 싶어하는 집, 밖에서 겪게되는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거칠어도 집에만 들어오면 잔뜩 긴장했던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리는 그런 '따뜻한 집'을 꼭 만들어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했었어요.
요즘 외출 준비를 할 때마다 우리 첫째는 이런 말을 합니다.
"엄마, ㅇㅇ 갔다가, ㅇㅇ 갔다가, ㅇㅇ 갔다가, 내 집으로 돌아오는거 어때요?"
"내 집?"
"응. 내 집이요. 솔이 집." (딸아이는 '우리집'이라는 표현을 아직 모르는거 같아요.)
"밖에 나갔다가 볼일 다 보면, 당연히 집으로 돌아와야지~"
"와~ 저는 내 집이 정말 좋아요!"
딸아이의 입을 통해 저는 저의 소원을 어느정도 이뤘다는 걸 알게됩니다.
저의 아이들이 점점 자라, 초등학교를 입학하며 낯선세계를 접하고, 사춘기를 맞이하며 삶을 고뇌하고, 학교를 다니며 숨막히는 경쟁을 치러내고, 사회생활에 발을 들이며 주저앉고 눈물을 흘리게 되더라도.......
'괜찮아. 집에 가면 엄마가 있잖아. 엄마에게 꼬~옥 안아달라고 해야지. 그리고나서 한숨 푹 자고나면 다 괜찮아질거야.' 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격정의 사춘기에도 가장 편안한 공간은 '우리집'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고, 6살 꿈에서 하늘을 날아다닐 때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있었더니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고 했던 것처럼, 삶의 매 순간마다 '엄마'라는 존재가 아이의 힘겨움이나 두려움을 덜어주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세상 모든 풍파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한 집'을 가지는 것
2.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내 아이들에게만큼은 '편안하게 안길 수 있는 품을 가진 엄마'가 되는 것
이것이 제 남은 인생 모든 순간마다 단 한번도 놓치고 싶지 않은 가장 큰 소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