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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율 Mar 31. 2017

남미에서 꼭 먹어봐야 할 한끼 식사 2편

2편 브라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음식




"저기 시커멓게 생긴 음식 짜장밥 아니야?"

"브라질 사람들이 짜장밥을 먹는다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충격적인 모습을 봤다. 브라질에 대한 사전 정보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도착한 도시. 우선 밥부터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길거리 현지 음식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까만 소스가 담긴 음식을 먹고 있었다. 


 우리는 처음에 환호했다. 짜장밥인 줄 알고 말이다. 지구 반대편의 나라 사람들이 짜장밥이라니! 무작정 식당으로 들어갔다. 밥과 함께 사이드 메뉴로 치킨, 소고기, 야채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옆에 부어지는 까만 소스! 그런데 막상 음식을 받고 보니 짜장 소스는 아닌 것 같다. 색깔이 팥 색깔 비슷하고 묽었다. 한입 떠먹어 봤는데, 아 역시나 짜장은 아니었다. 



▲짜장소스로 오해한 브라질 전통음식 페이조아다(Feijoada)
▲대부분의 음식에 함께 곁들여 먹는다.




 콩을 끓여서 만든 브라질 전통요리 페이정(Feijao)을 짜장 소스로 오해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김치와 같이 대부분의 요리에 이 페이정 소스가 따라 나온다고 한다. 이 페이정 소스와 밥, 야채를 곁들여 먹는 게 바로 페이조아다(Feijoada)다. 과거에 아프리카에 온 노예들은 주인이 먹지 않는 돼지고기의 내장 등을 주워서 콩과 함께 끓여먹기 시작했는데, 이게 바로 페이정이 됐다고 한다. 마치 과거 노예들이 자신들의 아프고 슬픈 생활을 견디기 위해 탱고를 만들었는데 그게 아르헨티나의 대표 춤이 된 것과 비슷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 


▲해변에서 파는 간식





 브라질 사람들이 하루에 한 번씩 꼭 먹는다는 진먹색의 주스가 있다. 바로 아사히베리 주스! 브라질 사람들한테 아사히베리라고 하면 못 알아듣는다. '아씨(Acai)' 혹은 '아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브라질 사람들 따라서 1일 1 주스가 아닌 1시간에 1 주스를 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날씨가 너무 더웠기 때문에 손에 시원한 주스를 들고 다니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맛은 오묘하다. 색깔은 분명 팥죽인데, 과일맛은 아닌 것 같고. 겉으로 보기엔 엄청 걸쭉하지만 막상 먹으면 엄청 시원하고 건강해지는 맛이었다. 


 페루와 칠레에 피스코(Pisco)가 있다면 브라질에는 카이피리냐(Caipirinha)가 있다. 사실 브라질에 전통주가 있는지 몰랐는데 코파카바나 해변의 술집에 들렀다가 직원한테 추천받아 알게 됐다. 브라질의 국민 칵테일이라고 한다. 식당과 술집, 심지어 가정에서도 자주 먹는다고 한다. 브라질 사람들만 아는 술이라서 여행객들한테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탕수수로 만든 전통주 카샤사(Cachaca)에 설탕과 라임을 섞어서 만든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술 먹을 때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각 술집마다 안전 보안요원이 붙어있을 정도였다. 술을 먹고 수많은 사고가 나기 때문이다. 나와 동생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포르투갈어를 하는 친구와 함께 술집 탐방에 나섰다. 우리가 술집에서 카이피리냐를 먹고 있는 동안, 싸움이 일어나 경찰이 오고 난리도 아니었다. 너무 무서워서 카이피리냐는 딱 한잔만 먹고 자리를 피했다. 



▲걸쭉한 아싸이 쥬스
▲상큼한 맛의 카이피리냐 칵테일






 볼리비아의 치킨사랑은 우리나라만큼이나 크다. 처음 볼리비아 라파즈에 도착했을 때 식당이 별로 없어 치킨을 파는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갔다. 볼리비아에는 치킨 패스트푸드점 양대 산맥인 뽀요 레이(Pollo rey)와 뽀요 코파카바나(Pollo copacabana)가 존재한다. 라파즈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 아저씨와 친해지게 돼서 물어보니까, 볼리비아에는 KFC와 맥도널드가 거의 없다고 한다. 대신 전 국민이 사랑하는 이 두 브랜드가 존재한다고. 치킨 단품에서 세트메뉴까지 30~40 볼(약 5000원)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또 볼리비아 사람들은 간단한 아침식사로 살테냐(salteña)를 자주 먹는다. 우리나라의 만두와 비슷했다. 안에 고기와 달걀, 야채를 섞어서 구워낸다. 가격이 5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한입 배어물면 육즙이 터져 나온다. 안에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중 선택할 수 있고 대부분 주스와 함께 세트로 판매한다.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지역에서 유명한 트루차(Trucha)도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다. 생선 송어 튀김 요리인데, 전혀 비린네가 나지 않는다. 생선 튀김 위에 야채가 곁들여진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음식치고 훌륭한 한 끼 식사다.



▲대국민 치킨브랜드 뽀요 코파카바나


▲패스트푸드점 말고 식당에서도 통닭을 많이 판다. 정말 쫄깃쫄깃!


▲숭어튀김요리 트루차


▲볼리비아 국민간식 살테냐






"소고기 패티 4장 or 5장?" 

"네? 당연히 1장이죠"

"4장부터 시작입니다"


 아르헨타나 여행을 와인의 나라 멘도사에서 처음 맞이했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아무 햄버거집에 들어갔다. 아르헨타나는 소고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가난한 여행자들에게 축복의 도시라고까지 불려진다. 아르헨티나 땅의 3분의 1이 초원인데, 그 초원에 6천만 마리 이상의 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소고기 수출도 1위.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햄버거에 패티를 4장이나? 그것도 패티를 4장부터 선택할 수 있다고? 여기가 바로 소고기의 나라 아르헨티나구나! 나와 동생은 생각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소고기가 너무 많아서 버리나?" 혹시 이 햄버거집만 이런 건지 싶어 맥도널드에 가봤다. 맥도널드에서도 패티를 3~5장을 기본으로 선택해서 팔고 있었다. 덕분에 우린 싼값에 소고기를 엄청 먹을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 여행 중 대부분 직접 마트에서 소고기를 사 스테이크를 해 먹었다. 그래도 유명한 스테이크 맛집 한번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 3~4 군대 정도 다녀왔다. 부에노아이레스에서 156년 전통의 카페 토르토니(Cafe Tortoni)에 가서 식사와 디저트를 시켰다. 그런데 딱 고기 한 덩어리만 나왔다. 사이드 메뉴를 안 시킨 것, 우리처럼 고기만 딸랑 나올 수 있으니 꼭 사이드 메뉴인 밥이나 야채 등을 함께 시키는 걸 추천한다.  

                                  


▲아르헨티나에서의 첫끼. 충격의 소고기 패티 4장이 들어간 햄버거


▲유명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 시키는법을 몰라 고기만 달랑 나왔다. 사이드 메뉴 추가를 못한 것  


▲마트에서 직접 고기를 사서 스테이크를 굽고 맥주와 함께 먹었다. 정말 일품! 


▲레스토랑에가서 사먹은 스테이크들 


▲아르헨타나하면 빼놓을 수 없는 와인. 와이어리투어를 하면 계속 시음을 하게 되는데 너무 많이 시음해서 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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