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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young Choi Mar 11. 2022

미니멀리스트 여행자가 되는 5가지 방법

짐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주인이 되는 여행

한 때 미니멀리스트 열풍이 온 세계를 강타했던 적이 있다.


“미니멀리즘 :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모두 2010년대 후반 “복잡한 것은 버리고 단순하게 살자”는 모토로 시작된 미니멀리즘 운동의 결과들이다.


미니멀리즘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가장 필요한 것들로만 살아가기. 너무나 많은 소유물에 정신이 산란해지는 것을 막고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삶의 자세를 말한다.


어쩌면 여행에 있어 가장 필요한 자세일지도 모른다. 보고, 듣고, 즐기는 것에 온전히 마음을 쏟아도 모자랄 여행길이다. 천근만근인 배낭과 캐리어를 짊어지고 고난의 행군을 이어나가는 건 도움이 될 리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무엇일까? 혹자는 쇼핑몰에 광고된 “미니멀리즘 라이프 스타일”안의 허상을 좇아 미니멀리스틱(minimalistic)한 하얗고 예쁘장한 물건으로 집안을 채우기도 하고,  멀쩡한 물건을 무조건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건,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을 여행에 적용시키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이게 없다고 내일 당장 죽지는 않아, 라는 마음가짐이다.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초연하고 심플한 마음으로 가방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가방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비법은 많다.



떠나기 전, 여행 준비물을 침대 위에 펼쳐놓아라

좁디좁았던 뉴욕 첼시의 호스텔 2인실


세계 어디로든 떠나기 전 꼭 하는 의식이 있다.


늘 단짝 친구처럼 소중히 데리고 다니는 샘소나이트 24인치형 수트케이스를 침대 옆에 고이 갖다 놓는다. 그리고 모든 짐들을 침대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따로 시간을 정해 짐을 싸기보단, 하루 종일 집안을 돌아다니며 그때그때 "필요하겠다!"싶은 물건들은 그대로 침대 위로 던져놓는다.


그리고 저녁이 오면 물건들을 골똘히 바라보며 “이게 꼭 필요할까?”라고 되뇌다가, 2차 솎아내기 작업을 거친다. 이제 필수 불가결한 물건들은 내 친구 샘소나이트 수트케이스 안에, 침대에 널려 있는 필요 없는 물건들은 다시 제 자리로 돌려보낸다.


이 의식을 통해 몸도, 가방도 가볍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작은 가방의 매력

나와 함께 온 세계를 누벼준 수트케이스


철부지 시절부터 이어 온 내 떠돌이 생활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 것은 샘소나이트의 까만 24인치 수트케이스였다. 개인적으로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보다는, 여행 중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짐을 감당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부피를 늘일 수 있는 공간 확장용(expandable) 수트케이스를 선호한다.


가방 자체가 작아지면 들어갈 수 있는 물건이 한정되므로 가벼운 여행이 될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사람은 한없는 적응의 동물이라, 작은 가방에 본인을 맞추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줄어든 짐 사이즈를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어느새 거대한 수트케이스나 배낭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다른 여행자들이 존경스러워지기 시작하는 신기한 경험을 할 것이다.


작은 팁 : 수트케이스를 사기 전이라면 쇼핑 사이트에서 꼭 가방의 무게를 눈여겨볼 것을 권한다. 가방 자체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면 필요한 물건 한 두 개를 더 집어넣어도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며, 물건 욕심을 버린다면 그 자체로도 가뿐한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보다 가격이 저렴한 해외 직구를 노려본다면 가벼운 가방(Light weight) 카테고리 안의 수트케이스를 골라보는 건 어떨까?


미니멀리스트 여행자의 제일 좋은 친구, 스마트폰


나는 사진 찍는 게 취미다. 근사한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철마다 꽃 따라 바람 따라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전문 사진가는 아닐지라도, 여행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을 좋아하게 되었다.


저렴한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참 많은 곳을 돌아다녔더랬다. 손바닥만 한 여행용 가방이 꽉 차 생수통이 반절 이상 비집고 나오더라도 카메라만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아이폰 하나로 뮤직 비디오를 찍고 화보를 찍는다. 예전엔 고가의 카메라에서 조리개와 심도를 논했다면, 이젠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적당히 배경이 흐려진 그럴싸한 노을 사진을 찍어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도 개인용 가이드, 비서, 적당히 훌륭한 카메라, 작가를 위한 메모지와 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 미니멀리스트가 필수로 갖춰야 될 여행 친구라고 할 수 있다.



여행은 패션쇼가 아니라고?

영원한 패션의 도시, 프랑스 파리


"여행은 패션쇼가 아니다"라고들 한다. 그만큼 가볍게 짐을 싸고 여행 그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라는 말일 게다.


그렇지만 나는 과감하게 여기에 반대표를 던진다. 분명히, 여행은 패션쇼가 아니다. 그렇지만 여행에서 가장 남는 것은 사진이다. 마음에 드는 화사한 옷을 입고 웃는 여행지의 사진 한 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준다.


패션과 미니멀리스트 여행자.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어떻게 추구할 수 있을까?


믹스 앤 매치(Mix and Match: 섞어서 조화를 이루는 멋을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 레이어드 룩(Layered Look:  다양한 조합으로 겹쳐 입는 스타일)이란 패션 용어들이 있다. 가벼운 옷 위주로 최대한 겹치고 섞어 입는 것이 그 비결이다. 추운 나라를 가기로 마음먹었다면 두꺼운 니트 하나보다는 얇은 옷 여러 개를 껴입도록 하자. 나중에 남을 사진으로나 열 효율성으로 보나 여러 면에서 낫다.



예쁜 기념품은 마음과 눈에 가득 담아 오기

에스토니아 탈린의 마그넷들

러시아의 마트료시카(나무로 만든 러시아 인형), 체코의 보헤미안 크리스털,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조각.

여행 가서 하나쯤은 다 사 온다는 기념품들이지만, 내가 갖고 있는 건 하나도 없다. 냉장고에 붙은 몇 개의 자석을 제외하곤.


나는 기념품으로 여행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다. 애초부터 꼼꼼한 성격이 아니라 잦은 이사로 자질구레한 기념품들을 잊어버린 탓도 크겠고, 일찌감치 물건이 주는 허무함을 깨달아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기념품들이 가진 감성적인 가치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기념품은 영원하지 않지만 추억은 영원하다. 최고의 기념품은 고작 하나의 물건이 아니라, 이 여행으로부터 평생 남을 내 소중한 추억임을 기억하자.




흔히들 여행을 인생의 축소판이라 한다. 어쩌면 여행이란, 빈 손으로 와 빈 손으로 떠나는 삶의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수행의 길이 아닐까 한다.


이번 여름,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스마트폰과 작은 배낭만 훌쩍 둘러매고 떠나보는 게 어떨까? 소유물에 방해받지 않은 채로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미니멀리스트로서의 경험은 분명 당신을 한 뼘 더 성장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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