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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young Choi Mar 09. 2022

눈물 젖은 이국의 케밥

낯선 여행지에서 똑똑하게 음식 고르는 법

이번 글에 들어가기 앞서, 다음의 항목에 몇 개나 해당하는지 체크해보도록 하자.


1. 새로운 음식은 많이 먹어볼수록 좋다.

2. 음식 프로그램은 꼭 챙겨본다.

3. 고수(등등의 외국 향신료)가 향기롭게 느껴진다.

4. 복스럽게 먹는다는 표현을 한 번 이상 들어본 적 있다.

5. 어딜 가도 굶어 죽진 않겠네! 란 평가를 자주 듣는다.


*0~1개: 여행을 가기 전 가까운 패스트푸드나 한식당 위치는 필수로 알아가세요.


*2 이상: 나쁘지 않네요! 현지 맛집 검색하는 노하우도 추가한다면 완벽할  같군요.




이국의 낯선 음식, 하면 나는 생애 첫 케밥이 떠오른다.


독일 만하임의 골목에 있던 소박한 터키 식당. 더위가 머리 위로 따갑게 내려앉았고 창가마다 흐드러지게 피었던 보라색 꽃이 눈을 어지럽혔다.


유럽이란 내 나름의 신대륙에 발을 디뎠던 이튿날 째였다. 골목마다 꽉 차 있는 미묘한 이국의 향취가 낯설었다. 영문도 모른 채 들어간 한 되네르(döner, 케밥 전문점)의 케밥도 그랬다.


둘둘 말린 얄팍한 밀가루 빵 사이에 소스는 흥건했고 얇게 저민 정체모를 고기는 야채 안에 숨겨져 있었다. 실로 묘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크기는 또 어찌나 크던지, 처음 먹어보는 비릿한 양고기 냄새에 혼이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차마 반절도 먹지 못한 채 남겨버리고 말았다.



그 후 세 번째의 프랑크푸르트에선, 비행기가 랜딩하자마자 케밥 식당에 달려가 양고기와 신선한 야채가 듬뿍 들어간 케밥과 아이란(Ayran, 터키와 이웃 나라에서 먹는 소금이 곁들여진 차가운 발효 음료)를 들이키며 행복해하던 나이지만, 그땐 그랬었다.


이렇듯 낯선 나라와 지역에서 먹을만한 음식을 찾기란 꽤나 고역일 수 있다.


여기, 맛있는 음식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좀 더 수월하게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숙소 직원들은 답을 알고 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가장 최고의 방법은 묵고 있는 호텔이나 호스텔의 직원들에게 묻는 것이다. 그 지역을 손바닥 꿰고 있듯 잘 아는 로컬이면서도 여행자들이 좋아할 법한 지역의 특산물로 만들어진 음식들을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두 번째, 관광지에서 되도록 멀리 떨어진 곳에서 먹도록 하자.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에서 저녁을 먹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큰 관광지일수록 비싸고, 들이는 돈만큼의 가치를 얻기도 어렵다. 보통 숨겨진 맛집은 관광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거나 한 골목 정도는 비켜나 있기 마련이다.



가족 단위 현지인들로 붐비는 식당이 진짜다.

현지인들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식당을 잘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정체불명의 한국어로 번역된 메뉴판을 버젓이 전시하고 있는 식당을 경계하도록 하자. 뜨내기 관광객을 노린 질 낮은 관광지용 식당일 확률이 높다. 진짜 현지 맛집은 보통 가족 단위의 현지인들로 가득 차 있다.


“Top 10 Foods”가 부리는 마법

네 번째,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현지 음식을 먹고 싶다면 “Top 10 Foods”라는 마법의 단어를 기억하도록 하자. 뒷부분에 지역명을 넣기만 하면 상상하지도 못한 미식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가벼운 주머니로 파인 다이닝 즐기기

다섯 번째, 파인 다이닝(Fine dining, ‘멋진 정찬’이라는 뜻으로 풀코스에 충실한 와인 리스트를 곁들인 고급 요리)을 즐기고 싶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상황이라면?

점심시간을 노려보도록 하자. 미슐랭 스타에 빛나는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기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꼭 거창한 미식가가 아니면 어떠랴. 이왕 떠난 여행, 맛있는 음식들을 찾아 나설 당신의 모험을 응원한다.

당신만의 이국의 케밥을 꼭 찾길 바라면서.




Copyrights © 2022 Sunyoung Choi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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