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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llmoon Nov 11. 2021

<2021 카페쇼>를 다녀오다

베이킹이 취미인 12세 쮸와 함께.

2021년 11월 10일, 수요일. 쮸와 함께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1 카페쇼>에 다녀왔다.


"엄마, 이런 전시회도 있나? 디저트나 초컬릿 뭐 그런거. 나 그런거 보러 가고 싶은데. 베이킹도."

딸, 걱정을 하덜 말어. 엄마가 그런 쪽 전문이란다.

그래서 나는 다양한 전시일정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똭! 카페쇼/코리아 베이커리 쇼/ 홈테이블데코페어/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등을 찾아 일정을 정리해 두었다.


2021 카페쇼 CAFE SHOW

11월 10일 부터 11월 13일(토) 까지 진행되는 카페쇼. 문제는 쮸가 갈 수 있는 날짜가 수요일 뿐이라는 것. 헌데 수요일과 목요일은 PRESS와 업계관련자들만 입장가능한 날이란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전 열심히 일하던 시절 만난 선배가 지금은 업계의 대선배로 자리매김한 덕에 지인찬스로 입장했다. SNS로 연락은 계속 주고 받고 있었지만 실제로 다시 만나는 것은 약 15년 만이라 정말 죄송하고 또 감사했다.


오후 3시 30분 경 입장했는데, 평일 오후라 그런지 적당히 붐비고 적당히 한산해 관람하기 딱 좋았다. 마음에 드는 것이 보이면 덥썩 구매하는 나와 달리 계획성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쮸는 전시를 모두 둘러본 후 마음에 드는 제품만 구매했다.


Maison de 1883. 쮸가 구매한 시럽. 블루레모네이드를 만들 때 사용하면 좋다는데 색이 정말 곱다.


시럽

쮸가 사고 싶었던 제품 중 하나는 시럽이었다. (엄마인 나는 전혀 몰랐음.) 그래서 여러 회사의 시럽을 시식했는데, 이 제품을 먹자 마자 우리 둘은 약속이나 한 듯 눈을 맞추며 눈빛으로 '이거다!' 했다. 앞서 맛 본 여느 브랜드의 제품과 확연하게 구분될 정도로 탁월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었다.


Maison de 1883.

프랑스 알프스 지역의 물을 이용해 천연 농축액과 아로마, 사탕수수를 첨가하여 생산한 프리미엄 시럽이라고 한다. 공식수입원은 (주)애니원에프앤씨.


현장판매로 65ml 1병은 할인가 3천원(정가 4천원), 1000ml 한병은 할인가 11,000원(정가 18,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1000ml를 사는 것이 이득이라 팔랑귀인 나는 6병을 사자 했다. (1000ml는 6병 세트로만 판매). 헌데 쮸가 나를 구석으로 이끌더니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 아닌가.

"우리집이 카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여섯 병을 사서 뭐해?"

결국 65ml 한병만 샀다. 알프스 지역의 물을 이용한 천연 농축액이라는데... 힝... 여섯 병 사고 팠는데...


우유에 타 먹으니 정말 맛났던 달고나시럽, 쮸가 찾던 적당한 단 맛의 잼 멘즈앤가써.


쥬피터 달고나 시럽

우유 200ml에 시럽 30ml를 타서 마시니 정말로 카페의 달고나라떼 맛이 났다. 사진 속 제품을 사고팠는데 아직 판매시작 전인 제품이라해서 파우치형 달고나시럽을 샀다. 쮸와 내가 내내 아쉬워하니 직원 분께서 샘플제품을 3개나 주셨다.


멘즈앤가써 

쮸가 베이킹 할 때마다 초콜릿 커버춰나 기타 등등을 구매하느라 고민했는데, 우리가 좋아하던 브랜드가 기라델리였음을 오늘 처음 알았다. 기라델리 수입사인 (주)삼경엠앤에스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수입하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멘즈앤가써 잼.


MENZ&GASSER 멘즈앤가써

1935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프리미엄 잼 제조회사로, 잼 시장에서는 이탈리아 넘버원, 유럽 넘버원 브랜드라고, 삼경엠앤에스 브로슈어에는 써 있다. 이 역시 현장판매를 하지 않아서 쮸가 좌절. (세상 그런 말 안 할 줄 알았는데) "저.. 하나만 가져가도 될까요?" 쮸가 물으니 직원분이 샘플제품을 하나 주셨다.


"버려도 되니?" "안 돼!!! 내 자료들이란 말이야."

2시간 동안 구경, 30분 동안 제품구입. 약 2시간 30분 동안 알차게 살펴본 카페쇼였다. 내년에 또 가야지 라고 생각. 받아온 브로셔와 제품소개서 등은 쮸가 베이킹시 참고한다고 버리지 못하게 해서 모아두었다.


이집 참 듬직하네, TAVALON


식사후 "커피한잔 하자"라고 할라치면 "배 부른데?" "그냥 물 마실까?"라고 말하는 무드 없는 사람이 나다. "넌 생긴 건 안 그런데 어쩜 그리 티타임의 매력을 모르니?"라는 핀잔을 들은 적도 있다. 그럼에도 내게는 '목이 마르거나/ 카페라는 공간을 이용해야 하거나'의 이유가 집도 아닌 외부에서 큰 돈(?)을 쓰는 티타임은 살짝 사치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직장인 시절이야 미팅을 위해 법인카드로 사먹는 차라 괜찮았지만, 주부이자 자영업자인 현재는 차가 고파서 카페에 들어가는 일은 드물다.


그런 내가 좋아하는 차가 있다면 코코아와 밀크티다.

카페쇼에서 밀크티란 밀크티는 다 마셔본 듯. 나중에는 쮸도 나도 속이 '니글거려' 라면 국물 생각이 간절했다. 그 와중에 우리 둘 다 '그래! 이 맛이지!' 한 것이 바로 타발론의 액상형 밀크티.


차이밀크티/ 민트밀크티/ 루이보스밀크티/ 로얄밀크티/ 얼그레이밀크티


무려 다섯 가지나 시음했는데, 잘 생긴 직원분이 친절하게 시음을 도와주셨다. 밀크티가 이렇게 다양한지도 처음 알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로얄 밀크티와 얼그레이 밀크티 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로얄밀크티는 일단 달콤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 얼그레이밀크티는 달콤함 속에 얼그레이의 상큼한 여운이 남았다. 루이보스밀크티도 좋았는데 뒷맛이 구수했던 듯.


밀크티 맛이 인상적이라 휘리릭 검색해 보니 이 브랜드 참 괜찮구나. 매력적인데 싶었다. 해서 차를 즐기지 않는 나이지만, 내가 먹어보지 않은 것은 선물하지 않는 나이지만 선물용 티세트를 2상자 구매했다.


마제스티 타바론 티 라운지

미국 뉴욕 맨하탄에서 시작했다는 타바론은 대중적인 맛보다 향상된 맛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선별한 최상의 찻잎을 전문적으로 블렌딩한 '디자이너 티' 브랜드라고 한다. 일단 밀크티가 너무나 맛있었기에 나는 이 브랜드에 반하기로 작정.

도산대로에 타바론티가 운영하는 티라운지가 있다고 해서 메모해 두었다. 차는 즐기지 않지만 차를 마시는 분위기, 차를 마시는 풍경은 또 좋아하는 나란 사람은 쮸와 함께 티라운지를 갈 계획을 세운다.



12월엔 바쁘다 바뻐

쮸가 좋아할 만한 전시회들이 줄줄이 있다.


11월24일~27일  코엑스푸드위크(베이커리쇼도 열림)

12월01일~04일  서울국제문구사무용품대전

12월09일~12일  홈테이블데코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사 후, 한동안 자주 들었던 질문은 이것.

"쮸 중학교 때는 다시 서울로 나올거니?"


사실 내가 그리 계.획.성. 있는 엄마가 아니다. 나는 초중고를 교육열 치열하다는 목동에서 보냈다. 초등 고학년때 목동으로 이사를 갔고, 이전에는 사당동에서 살았다. 목동과 사당동의 차이? 두 지역의 교육열 차이? 잘 모르겠다. 다만...

유년시절의 찡하고 짠한 기억 대부분은 사당동 시절이다. 친구들과 자주 다니던 방방이, 집앞 놀이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던 골목. 겨울이면 학교가는 길목에 커다란 드럼통을 놓고 동네할아버지들께서 장작불을 피웠다. 그리고 그 안에 자갈을 넣어 달궜다가 등교하는 우리들의 장갑낀 손에 하나씩 쥐어주시던 일이 아직도 생각난다. 우리는 그 돌을 들고 학교에 갔다가 하교하는 길에 그 통안에 도로 던져넣었다.


목동에서의 기억은 바이올린(우와, 바이올린을 우리 같은 아이도 하는 구나)과 발레(친구가 발레학원 같이 다니자 했는데 엄마가 안 보내주어서 친구와 멀어짐) 그리고 2개의 질문이다. "너희 집 몇 평이니?" "너희집 차는 뭐니?" 차를 묻는 질문에 승용차 라고 답해 반아이들이 웃던 기억이 난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법과 (드라마에서도 보던) 미술관에 가고 음악회에 가는 방법을 알려준 것도 목동 친구들이다. 장단점이 있었던 듯.


뭐든 엄마인 내가 좋으면 다 괜찮은 거라 생각하기로 작정한 나는 아직까지 경기도민의 삶에 만족이라, 쮸의 중학교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열심히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고 경험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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