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둘, 처음의 순간들

by DAON 다온

처음이었던 날을 떠올린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과의 처음.

지금은 막을 내렸지만 첫 직장의 처음.

갈수록 무거워지는 글쓰기의 처음.

끝나버린 인연과의 처음.

되짚어보면 정말 많은 처음의 순간들.

어느 하나라도 능숙해진 것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사람 일이 그렇게 쉽게 능숙해질 수

있는 것이냐고 되물으면서.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사람이다. 그래서 처음 시작하는 것이 있으면 긴장을 많이 하고 속으로 스스로를 계속 다독거린다. 그럼에도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서 버벅거리고 주춤한다. 10년 넘게 만난 내 친구들과의 처음도 나는 매우 긴장돼서 친구들이 먼저 말 걸어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한동안 혼자였을 것이다.

나의 첫 직장도 매우 긴장되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첫 계약직 사서로 처음 일을 하게 된 날이 기억나는데 그럴 만도 한 것이 그날 상대하기 무서운 이용자를 대하면서 떨었기 때문이다.

글 쓰기를 처음 하게 된 때는 그저 즐기기만 했다. 머릿속에 있는 것이 술술 나와주고 마음이 아플 때 앞뒤를 보지 않고 써 내려가면 그저 속 시원하고 좋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글 쓰기를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끝난 인연, 끝나 연락하지 않는 건 연인과의 처음도 매우 긴장되고 떨렸다. 온 신경이 그에게도 향해 있어서 계속 두근거렸다. 내가 나의 모습이 신기할 정도로 말이다.

많은 처음을 겪으면서 지내왔는데 생각해보면 나는 그 어떤 것에도 능숙해지고, 익숙해진 것이 얼마 없다. 익숙해진 친구 관계에서는 때때로 낯선 무언가가 생겨 새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재미만 있던 글쓰기는 날이 갈수록 주위를 살피고 때로는 스스로를 생각의 늪에 빠트릴 정도로 무거워졌다. 첫 직장과 지금의 직장은 매우 다른 업종이지만 비슷하기도 한데 일을 할 때 나는 한시도 긴다을 늦출 수 없어 이를 악물고 있는 버릇이 생겼다.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능숙해지는 것은 좀 더 걸릴 것 같다. 나의 첫 연인은 이제는 연락도 하지 않고, 생각도 나지는 않지만 때때로 누군가를 마음에 담았을 때의 내가 그리워져서 외로워지기는 한다. 사람 일은 항상 이렇다. 익숙해져서 편안해지려고 하면 새로운 일, 생각, 감정이 찾아와서 능숙해지는 것을 방해하고는 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 새로운 것에 당황도 하고, 엔도르핀이 돌아서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눙숙해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래야 처음처럼 열심히 하거나 즐기고, 마음을 나눠줄 수 있을 테니까. 살아가는 것이 지루하다고는 느끼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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