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헤아려주는 말이라고 생각했던
그 말이 어쩌면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아버지에게 편지를 쓸 때면 꼭 적었던 문장이 있다.
'가족을 위해 고생하시는 것을 알아요, 항상 감사해요.'
어릴 때도, 성인이 되어서도 이 문장을 빼먹지 않았다. 나의 입장에서는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도 있었고 내가 아버지의 고단함을 모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도 있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어머니와 다투실 때면 '이 정도 해줬으면 됐지'라는 말씀을 항상 하셨고, 가족들이 아버지의 고단함을 알아주지 않아 서운하다는 표현을 하셨기 때문에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스물 중반이 되고 아버지에게 드렸던 편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때 저 문장에서 유난히 눈을 뗄 수 없었는데, 특히 '가족을 위해'라는 앞부분이 계속 걸렸다.
아버지의 일하는 이유에 가족이 없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버지는 최선을 다하셨을 것이다. 아버지가 생각하는 아버지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을 해주기 위해 노력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일하신 이유에 가족이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 하는 이유도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일하시는 이유에 100%가 가족이라면 그것은 마음이 아플 것 같다. 그래서 저 문장이 나는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저 문장이 마치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오직 우릴 위해 일하셔야 해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아버지의 고단함을 감사하고, 아버지의 힘듦을 격려하고 싶어서 썼던 문장을 아버지는 무겁게 받지는 않으셨을까 생각하니 그것이 또 마음이 아프고, 죄송했다. 그날 유독 아버지가 보고 싶고, 아버지에게 안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