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없으니까 그런 말들에 더 움츠러들잖아.
자존감이 낮으니까 이런 상황이 더 버거운 거잖아.
나는 어릴 적부터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이었다. 그것이 내성적인 성격이 한몫했을 테지만 여러 면에서 나는 늘 자신감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발표하는 것도 무서워하고 수업시간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도 손을 드는 것을 백 번은 고민했다. 자신감이 부족했던 아이는 크면서 자존감마저 자라나지 못했다. 자존감이 커져야 하는 나이에 아이는 엄하고, 단호한 부모님의 밑에서 자라면서 또래보다 유행에 뒤처지고, 꾸미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졌고 그것은 아이의 자존감이 자라나는 것을 방해했다. 외모에 예민했던 나이에 아이는 '나는 또래와 달라.', 나는 예쁘지 않아.'라고 생각하면서 더욱 움츠려 들었다.
성인이 된 나는 여전히 나를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했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칭찬해 주어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해주는 칭찬을 바라고 기다렸다. 나를 알고 있는 모두에게 나는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걱정을 덜하게 만드는 딸, 기댈 수 있는 친구 등. 그래서 나는 내가 완벽해지지 못하는 순간들을 버거워했다. 누군가에게 걱정을 끼치는 상황을 힘들어했다. 그 대표적인 상황이 내가 이직을 준비하며 쉬는 시간을 가질 때였다.
자존감이 낮아서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나는 누군가가 '너라면 잘할 거야, 걱정 없지.'라고 말해주면 내가 앞으로 어디에 있든, 무슨 일을 하게 되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생각과 마음은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스스로 믿는 마음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돈벌이를 하지 않는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눈길,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을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만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는 내가 일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내 안에서는 스스로에게 '할 수 있어'라고 응원했다가도 '진짜 할 수 있어?'라고 되물으면서 스스로를 의심했다. 나는 아직도 지금 일하는 곳을 떠나게 된다면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지 그런 걱정을 한다. 아직도 나는 나를 인정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