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외로움

by DAON 다온

그리움이 쌓여서 외로움이 느껴지고,

애틋함이 쌓여서 외로움이 느껴지고,

분노가 쌓여서 외로움이 느껴지고,

기대감이 쌓여서 외로움이 느껴진다.

여러 감정이 쌓여서 결국에는 외로움으로 끝나는구나.



나를 오랫동안 떠나지 않고 머무르면서 힘들게 하는 감정은 외로움과 우울감이다. 학생 시절부터 느꼈던 우울감은 성인이 되어서도 쉽게 나를 떠나지 않고 요즘에도 정도만 다르게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에 반해 외로움은 많이 없어진 편인데 생각해 보면 나의 여러 감정의 끝이 외로움이었던 것 같다. 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이미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는 것을 좋아해서 그럴 때면 더욱 그렇게 혼자인 것 같다고 느끼곤 했다.

나의 여러 감정이 나를 휘두를 때면 나는 그 감정들의 노예가 되어서 지난날을 떠올렸다. 다정했던 부모님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언제부터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것일까 생각했고, 누군가를 떠올리기만 해도 두근거렸던 날을 떠올리며 지금 나는 왜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마음 아파야 하는 것일까 생각했다. 다양한 감정이 나를 지배해서 그 사건과 감정에 얽매여 시간을 보내다가 격양되었던 감정들이 잠잠해질 때면 '아, 언젠가는 이런 날도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하면서 그 생각의 끝은 '외롭네, 쓸쓸하다.'로 고정되었다. 왜 그 끝이 항상 같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함께하는 것이 익숙하고, 좋거나 무언가를 원하는 것이 명확하게 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감정에 익숙해지고, 한 편으로는 조금 무덤덤해지기도 했고, 나름대로 쌓인 감정을 풀어내는 방법을 찾으면서 외로움과는 멀어지게 되었다. 지나간 날을 떠올리는 것을 '추억여행'으로 다녀오는 것이 내게는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현재에 더욱 충실하게 지내는 것이 좋겠다는 답을 갖게 되었다. 과거를 함께 보낸 사람들도 너무 귀한 인연이지만 현재를 함께 해주고 있는 사람들이 내게는 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인연들이니까 나는 지금의 나와 그들을 위해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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