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아끼게 되었어

나의 글이 한 분에게라도 닿았다면 된 거야.

by DAON 다온

2023년 3월 9일, 목요일입니다.

방금 매거진 '내가 나를 먼저 아껴줘야지'의 마지막 글을 쓰고 왔습니다!

처음에는 매거진으로 묶을 생각은 없었는데 점점 글이 많아지고, 나중에 다른 글을 쓰게 될 때를 생각하면 하나의 큰 제목으로 묶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후반에 와서야 묶게 되었어요. 매거진의 제목을 여러 날을 보내면서 고민했는데 제가 글을 쓰면서 깨달은 것, 글을 읽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다 보니 하나의 답이 나오더라고요. 그 답이 매거진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중학생부터였고, 스물다섯에 글을 쓰겠다고 도서관을 나와서 책도 한 권 만들어 냈지만 사실 저는 그리 제 글에 만족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제 글이 누군가에게 정말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거나 생각을 조금은 좋게 만들어주는 영향력이 있는지 항상 궁금해하면서 어쩌면 인정받는 것에 허덕이면서 글을 쓰곤 했어요. 그래서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에 시달려서 글을 쓰지않는 날이 길어지면 스스로 불안해하고 답답해하면서도 어느 것도 생각나지 않는데 억지로 쓰려고 하는 날도 있었어요. 그런 날에 쓴 글은 지금 봐도 사실 별 감흥이 없어요. 제 스스로도 제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잘 파악하지 못하거나 억지로 무언가 끼워 맞춘 것이 보여서요. 그러던 중 '나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라는 책을 보게 되었어요. 그 책을 보던 중에 이런 부분이 있더라고요.


실패를 고민할 게 아니라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
작가가 자기 글에 애정이 없는데 독자들이 좋아할 리 없지.


눈을 그 문장에서 한동안 뗄 수 없었어요. 뭔가 뒤통수를 한대 세게 맞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는 그동안 어떻게 하면 내 글이 사랑받을 수 있을까, 내가 작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 고민을 하거나 때로는 내가 정말 작가가 맞나 의심을 하고 있었거든요. 왜냐하면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작가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고, 세상에는 너무 많은 책이 나오고 많은 작가님들이 계시니까 제가 그곳에 구겨져서라도 들어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나라도 더 해보자 싶은 생각이었는데 그런 저를 다시 보게 해 줬어요. 그 후로는 제 글에 의심을 걷어내기 시작했어요. 그 글들을 쓰면서 저는 힘든 여러 날을 보냈고, 그러면서 스스로를 아낄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으니 충분히 그 글들은 제게 소중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요. 그리고 그 글들과 저의 생각들을 읽어주시는 분이 단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그것만으로도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러니 조금은 글에 대한 강박도 줄어들더라고요. 쓰지 않으면 불안한 정도가 전보다는 줄어들어서 조금은 편안해진 날을 보내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브런치에 작가신청을 할 때만 해도 제가 정말 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어느새 몇 달을 보내게 되었네요.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예전과는 달라진 생각도 있고, 좀 더 굳어진 생각도 있어서 더욱 저를 알게 된 시간들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글을 쓰면서 저를 부쩍 아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고요. 처음 글을 쓸 때만 해도 저는 자존감이 꽤 낮아서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라는 생각이 가득해서 사랑받을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내며 제가 저를 괴롭히고는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글이 쌓이면서 저는 어느새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없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하거나 미움받는 것에 필요한 용기도 얻을 수 있었어요.


저는 저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나도 이런데, 이런 사람이 또 있네. 다행이다. 내가 별 난 게 아니라서.'라는 생각만 갖게 해 줘도 그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스물 중반에 작가가 되자고 생각하고, 에세이를 써보자고 생각하면서 저의 글의 목표를 생각했을 때 정한 저의 글의 역할이기 때문이죠. 그 시기에 저는 저의 가족을 보면서 오래 아파하고 있었고, 힘들게 잡은 생각도 금세 무너져서 계속 잡아내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그냥 어느 순간, 순간에 저와 비슷하게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거나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곤 했어요. 그런 날을 반복하면서 제가 글을 쓰는 목적이 또 하나 만들어진 거예요. 그전까지는 저 스스로만을 위한 글이었다면, 이제는 나와 동시에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고, 저는 이렇게 살아왔다고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저보다 힘든 상황을 겪는 사람이 많겠지만 자신에게만큼은 현재 자신의 힘듦이 어쩌면 최악의 상황일 수 있으니까 저는 저의 최악의 상황을 이렇게 버텨왔다고, 그러니 저의 아픔을 보고 조금이나마 위로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것이 이곳에서 잘 이루어졌는지는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럴 때면 매우 기분이 좋고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글을 쓰곤 했습니다.


이제 저는 또 다른 생각을, 다른 글로 적어볼까 합니다. 재미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제가 마냥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걱정이 되기는 해요..:) 그래도 열심히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스스로를 아낄 수 있는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