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어.
네가 누군가에게 가려서 보이지 않아도
네가 어디서 빛나든 나는 항상 너를 좋아해.
그러니 너는 그냥 그 자리에 있으면 돼.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에 상관없이 생각이 날 때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연한 하늘색과 흰 구름이 조화롭게 있는 하늘, 구름조차도 없는 맑은 하늘, 노을이 만들어져 붉어진 하늘, 달이 떠오른 하늘 등 여러 모습의 하늘을 좋아한다. 하늘을 올려다볼 때면 그 잠시라도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던 생각을 멈출 수 있어서 힘이 들어서 지칠 때면 더욱 올려다보곤 한다. 그중에서도 달이 떠오른 밤하늘을 더욱 좋아한다. 달의 모양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날이 가고 있구나를 실감하기도 한다. 달이 정면에 보이지 않을 때는 고개를 휙휙 돌려 달을 찾곤 한다. 달의 위치도, 모양도 날이 흐르면서 달라지지만 나는 그 어떤 달이라도 좋다. 어느 때는 내가 달의 모양이 달라져도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내가 어떤 모습이라도 사랑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족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다른 지인들에게도 그런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다.
'나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는 걸까?'
내가 정신적으로 지쳐서 평소보다 예민해지거나 때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이 생겨날 때 더욱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와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그들이 나를 과연 지금까지처럼 좋아해 줄까, 실망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다. 그래서 나는 나의 말과 행동을 지나치게 생각하는 시간들을 만들어냈다. 그들이 내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만 가득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 안에 생겨나는 새로운 생각들과 새로운 나의 모습들을 받아들여야 했다. 비슷한 듯 달라지는 나의 모습과 생각은 스스로도 때로는 견뎌내기가 힘들어서 애써 잊어보려고 하기도 했다.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던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잘 지내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나의 가족이, 나의 친한 친구가 그렇게 지내려고 한다면 나는 어떤 마음이 생길까, 더 나아가 나의 사람이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 생각을 갖게 된다고 내가 그 사람을 더는 좋아하지 않거나 실망하게 될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러면 마음이 좀 아플 것 같았다. 새롭게 갖게 된 모습과 생각이 위법이 아니고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그 모습과 생각마저도 다름을 인정해 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비슷한 듯 다른 날들을 보내고 있으니 바뀌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나만의 답이 나왔다. 그때서야 내가 달라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어쩌면 나는 누군가 나에게 실망하는 것도 싫었지만 내가 자신에게 실망하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