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원망해보기도 하고
남을 탓해보기도 하고
나와 남을 이해해보기도 하면서
그 많은 날을 보냈다.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배운 것은 '의연함'이었다.
사내 카페에서 일을 시작한 나는 어린 시절에도 느렸던 것처럼 적응이 느렸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고 매일같이 실수를 했고, 그 실수에 얽매여서 또 다른 실수를 했다. 그런 내가 너무 싫어서 몇 달은 자는 것도 힘들 만큼 잠을 설치고, 스스로를 탓했다. 그렇게 다니는 일이 재미있을 리가 없었다. 잠에서 깨면서부터 긴장상태로 출근해서 무얼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레시피를 보면서 출근했다. 그럼에도 적응이 안 된 나는 내 할 일을 제대로 찾지 못하거나 긴장한 탓에 실수하고, 그 실수에 주눅이 들었다. 힘이 들고 우울했지만 누구에게도 터놓고 말하지 못했다. 그 나이 먹고 어딘가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고 그것이 오로지 나의 실수 때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가 남 탓을 좀 해보기로 했다.
'사람이 어떻게 실수 한 번 안 해, 그럴 수 있지.'라고. 그런데 그것도 마음이 좋지 못했다. 동료들의 말이 아프기는 했지만 내가 잘못했고, 미안해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말이다. 그때서야 조금씩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료들이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혹시 실수를 했을 때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이기 시작했다. 동료들을 보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실수 후 대처방법이었다. 실수에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사과하고 해결하는 그 모습이 내 눈에는 너무 대단해 보였다. 그 후로 실수 후에 '당황하지 말자, 정신 차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당황하지 않고, 사과하고 대처하려고 하니 일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일을 하는 방법도, 내가 해야 하는 것도 보이기 시작했다.
일이 나아진 후로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전보다 긴장감이 줄어들었고, 실수도 적어졌다. 실수가 있다고 해도 커버가 가능해졌다. 그렇게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당황하지 않는 '의연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