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이 흐르는 분위기를 못 견뎌한다.
적막의 이유가 혹시 내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언제부터인가 그랬다.
오고가는 말이 없으면
'혹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친한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찾아오는 순간의 정적을 불안해하던 시기가 있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서 서로에 관해 아는 것도 많은 사이이고, 말하지 않아도 함께하는 시간이 그저 좋은 관계였는데 어느 순간 나는 그것이 불편해졌고, 불안해졌다.
어느 날, 카페에서 커피나 마시자고 만났는데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둘 다 할 이야기가 없어서 각자 핸드폰만 보고 있었는데 군간 그게 불편했다. 전에는 만나면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야기가 끊기고, 그러다가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고를 반복했다. 그것이 자연스러웠는데 그 날은 그것이 이상하고, 심지어 불안했다. 그리서인지 괜히 그 친구의 관심사가 아닌 이야기라도 꺼내야 했다.
그럼 무심한 듯 '아, 그래?'라고 답해주었다.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짧다고만 느껴졌는데 그 때 처음으로 느리다고 느꼈다. 그 후에도 몇 번이고 그런 정적에 대한 불편함과 불안함은 나를 찾아왔다.
지금에 와서 왜 그랬을까 이유를 생각해보면 친구와 내가 많은 시간을 함께해서 비슷한 점도 있지만 엄연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그 시점부터 생각하게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좋아하는 것도, 표현의 방법도, 말투까지도 다르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어서 친구에게 무언가의 낯설은 느낌도 있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생기게 된 것이다. 마냥 편하기만 했던 관계에 다른 느낌이 들어오니 괸히 친구의 사소한 것에 신경이 쓰이고 의미부여도 하게 되고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나와 다른 사람이고, 단지 비슷한 점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해가고 있는 중이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의 관한 것을 인정하는 것 또한 그 사람의 대한 예의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