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그런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지.
내가 티끌처럼 언제 사라져도
상관없을 것 같았던 때였어.
학생 시절 가족도 느끼지 못하는 사춘기를 보내고, 나의 두 번째 사춘기가 찾아왔다. 가족들은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고,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친한 친구에게는 원하는 정도의 공감을 얻기 힘들어졌고 생각처럼 속에 있는 이야기가 말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 날이 계속되자 왜 이렇게 누군가에게 얽매이면서 살고 있을까 싶으면서도 내게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그들에게 나는 과연 어느 정도의 사람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이 깊어지면서 무엇 하나 재미있는 것이 없어졌다. 혼자 그저 어딘가에 틀어박혀서 나오기 싫었다. 지내고 있는, 익숙한 곳을 떠나 어디론가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사라져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지구에서 나의 존재가 티끌인 것처럼 그들에게도 그럴 것 같았다.
학생 시절의 사춘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스스로를 해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 것뿐이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꽤나 현실적이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도 않으면서 어딜 가나 싶었고, 내가 어디론가 가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면 가족들도 친구들도 걱정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아서 내가 떠나버린 것도 모른다면 그 사실이 더욱 슬플 것 같았다. 그리고 정말 그럴까 무서웠다.
그 시절까지 나는 항상 확인받고 싶어 했다. 내가 그들에게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 그리고 그들이 나를 얼마나 생각해주는지 확인받고 싶었다. 그들이 나를 원하는 만큼 내가 살아갈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진정으로 왜 살아야 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스물 중반이 되어서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