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한 호호 Jan 30. 2024

[소소한 호호]제126화: 예방접종 나들이











몸조리를 하며 아기와 매일 집에 있었다.

햇빛도 보고 싶고

바람도 쐬고 싶은데

왠지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다.


10킬로가 넘는 배가

하루아침에 쑥 빠졌기 때문인지

몸이 축 처지고 으슬으슬 허 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만 걸어도 지칠 것 같고

바람 한 결에도 감기가 들 것 같은 기분.


그런데 나들이의 날이 몇 달에 한 번 찾아왔다.

아기의 예방접종 날.

나는 분명 눈 오는 날 출산을 했는데,

남편이 말하길

지금은 밖이 아주 따뜻한 봄이 왔단다.

그래도 발목 덮는 양말과 긴 가디건을 껴입었다.


감기와 피곤은 웬걸.

그날은 살랑이는 바람도 좋았고

반짝이는 햇빛도 좋았다.

주사 맞은 아기의 울음소리에

나도 주사를 함께 맞는 듯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아기야, 건강해지는 주사란다.

세상이 너를 맞이하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살랑이는 바람을 반짝이는 햇빛을

마음껏 즐길 준비.

엄마도 너도 그리고 아빠도

우리 모두 건강하게 지내자꾸나.



작가의 이전글 [소소한 호호]제125화: 수유텀과 엄마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