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볕뉘 Jan 28. 2023

리드하라

리더쉽

Dare to Lead


오늘은 직속 상사와 정기 면담이 있는 날이다


지역이 서로 떨어져 있는 관계로, 우리는 보통 2주에 한 번씩 온라인상으로 비대면 회의를 한다.  보통은 업무와 팀원들에 관련된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서로 상의하는데, 이 날은 올 분기, 설문조사 결과를 내민다. 이것은 매년마다 행해지는 실적 평가와는 또 다른 것으로, 조직과 팀문화에 대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묻는 설문조사이다. 물론 본인의 정보는 모두 비공개지만, 전반적인 수치와 통계는 공유되며 더 만족스러운 회사생활을 위한 지침자료로 사용된다.


물론 한 팀을 이끌고 있는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다행히 웃는 얼굴의 매니저가 컴퓨터 화면에 잡힌다.  그리고 말한다. 다른 팀들에 비해 우리 팀원들의 만족도가 높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중, 직속 상사에 대한 만족도와 그리고 팀워크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고 한다. 다소 놀라웠다. 그들의 언어를 유창하게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피부색을 가진 것도 아닌데.. 

그리고 언젠가 팀원 중의 한 말이 뇌리를 스쳐갔다. 우리 팀으로 들어온 뒤, 아침마다 가볍게 잠자리에서 일어난다고... 그것은 잘 정돈된 효율성 있는 일의 절차와, 투명하고 빠른 의사소통과, 편안한 접근성, 그리고 바로 배려심인 것 같다고. 아마도 한국인 특유의 "정"의 위력이 아니었을까..

 

사실 이것은, 아주 대조되었던 두 사람의 상사 덕분이다. 호주에 이민 와 처음으로 만났던 첫 상사는, 아주 보수적이고 컨트롤링이 심한 완벽주의자였는데, 나뿐 아니라 우리 모든 팀원들은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실력은 있는 사람이었는데, 궁극적으로 본인과 의견이 다름을 견디지 못하는 상사였다. 프로젝트에선 보통 다른 전문가들과의 협동이 중요한데, 결국 독단적인 행동으로 인해  회사에서 여러 번 경고를 받고, 결국 본인이 못 견뎌 회사를 나가고 말았다. 그 이후로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녀는 단 한 번도 관리자로 일한 적이 없다고 한다. 

 

첫 상사와의 악몽 같은 경험 이후, 나는 내 인생의 멘토를 만나게 되었다. 브리즈번에서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만난 Andre. 그와 함께 일했던 1년은, 정말이지 내 직장 생활 가운데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부모님과 함께 남아프리카로 이주했으나, 백인들로부터 조직적인 인종차별을 경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격에는 놀라울 정도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유연성과 포용, 그리고 너그러움이 깊이 배어 있었다. 또한 세계의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며 넓혀진, 그의 열린 세계관과 다양한 경험, 그리고 배려심. 말단 직원들까지 일관성 있게 존중해주는 겸손함, 그들의 성장을 위해 본인의 모든 지식을 나누어 주는 관대함. 그는 진정한  리더였으며, 그의 능력만큼 뛰어났던 그의 인격과 성품은, 참으로 모든 사람에게 영감이 되었다.

 

타이트한 프로젝트 스케줄에도 우리는 힘든 줄을 몰랐다때로는 서로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함까지도 동의하며, 열렬히 격렬히 그러나 건설적인 토의를 진행한다. 렇게 하나의 목표를 위해 늘 최고의 해결책을 늘 이끌어냈다. 회사를 떠나는 날, 그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작은 송별회를 열어주었다. 그는 늘 최고의 모습으로 나를 이끌어주었다. 언제나 늘 함께 다시 일하고 싶은 상사이자, 친구이자, 멘토이다.

 

 Brene Brown은  Dare to Lead라는 책에서 이야기한다. 


A leader is anyone who takes responsibility for finding the potential in people and processes and has the courage to develop that potential. 
리더란, 사람 혹은 과정 속에서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 잠재력을 계발시켜 주는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이러한  리더십은 형식적인 것이 아닌,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다. Andre는 그런 리더였다. 


조직 문화에 있어 리더들의 영향력은 크다. 그들의 선택과 판단력은 업무의 효율성에 직적 접으로 영향을 미치며, 또한 그들은 조직문화를 리드하게 된다. 그들에겐 뛰어난 관리능력 와 탁원한 대화의 기술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성숙한 사람관리 (people skill) 역량이다. 왜냐하면 일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임을 알기에.

 

그래서 호주에선 단순히 학력이나 연차에 따라 매니저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능력이 많고 개인 실적이 뛰어나도, 성숙한 사람관리 능력이 없으면, 몇십 년이 지나도 쉽게 매니저가 될 수 없다. 물론 사람관리라는 부분은, 누구에게나 예민하고 힘들 수 있는 부분이며,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호주에선 더욱 도전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관료적이고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리더쉽은, 건강하지 못하고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는 그 어떤 때보다 대담한 ,그러나 성숙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학교에서, 정부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일터에서.


작가의 이전글 스스로를 증명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