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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無常)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by Johnny Q

우리는 늘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과거가 있고, 현재가 있으며, 미래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만들어낸 개념일 뿐, 실제로는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이를 무상(無常)이라고 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우리는 항상 같은 공간에서 같은 하루를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지 않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무상 속에서 살고 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흐른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이란 개념 없이 세상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사실 변화하는 현상 속에서 존재할 뿐이다. 어제가 지나고 오늘이 온 것이 아니라, 어제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또 다른 형태의 현재가 있을 뿐이다.


우리의 감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종종 힘든 순간을 겪을 때,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슬픔이 본래 영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 순간순간 변하고 있는 것이다. 기쁨도, 슬픔도, 외로움도, 불안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본래 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개념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감정을 ‘머물러 있는 것’이라 착각했다. 하지만 감정은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상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다름도 무상 속에서 존재한다


무상을 이해하면, 다름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는 사람을 볼 때, ‘이 사람은 이런 성격이야’, ‘저 사람은 나와 맞지 않아’라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그것 또한 고정된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 단순히 내가 바라보는 방식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감정도 마찬가지다. ‘나는 저 사람이 싫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감정도 변하고 있으며, 그것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기보다, 이미 변화하고 있다고 바라보면 어떨까? ‘싫다’는 감정도 머물러 있지 않고, 흐름 속에서 달라지고 있다. 다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인연도 무상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다


우리는 흔히 ‘운명’이나 ‘인연’이 정해져 있다고 믿지만, 사실 모든 관계도 무상의 흐름 속에서 주파수가 맞는 순간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일 수 있다.


불교적 개념에서 무상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의미를 가지며, 인연(因緣)은 관계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적 해석에서 주파수가 맞는 사람과 연결된다는 개념은 양자물리학의 공명 원리와 심리학에서 말하는 에너지 공명 이론과도 연결될 수 있다. 흐름을 따르는 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몰입의 순간과 유사한 개념이다.


우리는 고정된 운명 속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인연을 맺는다. 그 흐름이 맞는 순간,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끌어당겨진다. 즉, 결혼이든, 친구든, 어떤 관계든 고정된 것이 아니라, 무상의 흐름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마치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우리가 어떤 주파수를 내고 있는가에 따라 비슷한 주파수를 가진 사람과 연결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내면적으로 성장하고 있을 때, 비슷한 성장의 흐름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되고, 우리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울 때, 같은 불안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과 엮이게 된다.


모든 것은 변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유롭다


우리는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것들 속에서 안정을 찾으려 했다. 변하지 않는 관계, 변하지 않는 감정, 변하지 않는 삶. 하지만 무상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제 우리는 변하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 아니라, 변하기 때문에 자유롭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과거에 집착할 필요도 없고, 미래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무엇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더 가볍게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무상 속에서 흐르고 있다. 우리는 개념의 틀을 넘어서, 더 자유롭게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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