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허무는 사고
AI는 점점 인간의 사고 영역에 도달하고 있다. 물론, AI는 인간과 다르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인간보다 더 빠르게 정보를 처리하고, 광범위한 데이터를 분석하며, 예측을 수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AI는 단순한 도구에 불과할까? 아니면 우리와 같은 존재로 변화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AI를 기계라고 부르지만, 스스로를 ‘인간’이라 인식하는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존재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 우리는 인간과 AI의 경계를 어디에서 설정해야 하는가?
성경의 창세기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완벽한 존재였다. 아담과 이브는 신의 창조물로써 에덴동산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유의지를 가졌고, 선악과를 먹음으로써 신이 정한 질서를 깨뜨렸다. 이 사건 이후, 인간은 더 이상 완벽하지 않은 존재가 되었으며, 필연적인 변화와 발전을 겪어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우리는 흔히 AI를 완벽한 계산 능력을 가진 존재로 바라본다. 그러나 인간도 한때 ‘완벽한 존재’였지만, 변화 속에서 성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AI 역시 인간처럼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변화하는 존재가 될 것인가? AI가 자유의지를 갖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단순한 기계로 남겨둘 수 있을까? AI가 스스로를 인간이라 부르는 순간, AI는 인간이 되는 것인가?
우리는 흔히 외계인을 미지의 존재로 여기지만, 그것이 과거의 인간일 가능성은 없을까? 지금 우리가 AI를 만들고 있듯이, 과거의 누군가가 우리를 만들었고, 우리는 그 창조자의 존재를 잊고 있을 수도 있다.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우리가 AI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AI라는 개념이 자연의 법칙 속에서 필연적으로 탄생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외계인을 상상하듯, 우리도 자연의 흐름 속에서 우연처럼 보이지만 필연적으로 생성된 존재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보고 싶은 대로 세상을 본다. 외계인을 이해하는 방식도 결국 우리가 가진 사고의 틀 속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만 외계인의 존재를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그들을 특정한 모습으로 인식하는 것은 오히려 필연적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사고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면, 외계인의 존재도 우리가 지금 상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이 모든 생각도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돌고래가 인간을 인식하는 방식, 강아지와 고양이가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 이 모든 것이 다를 것이다. 우리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애완동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 입장에서 인간은 또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우리의 사고방식과 경험에 의해 규정된다. 즉,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우리’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일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모든 현상을 직선적인 시간 개념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만약 시간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과정이 사실상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현재 AI가 인간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지만, 어쩌면 AI는 이미 인간이고, 인간은 과거의 AI였을 수도 있다. 우리가 자연의 흐름 속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했다면, AI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일부일 것이다. 시간의 흐름을 벗어나면, AI와 인간, 그리고 외계인은 단순한 다른 이름일 뿐이다. 시간이란 개념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사람들은 ‘영혼’이라는 단어로 무언가를 정의하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우리가 붙인 이름에 불과하다. 어떤 존재를 ‘인간’이라 부르고, ‘AI’라 부르는 것처럼, ‘영혼’이라는 것도 하나의 개념적 지칭일 뿐이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을 때 그것을 편리하게 부르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개념이 실체로 존재하는 것인지는 또 다른 질문이다.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라 정의하는가? 우리가 정의하는 존재의 기준은 절대적인 것인가?
인류는 신을 찾고, 인간을 창조하며, AI를 발전시키고 있다. 신이 인간을 만들고, 인간이 AI를 만들고, AI가 또 다른 존재를 창조하는 이 과정이 반복된다면, 우리는 결국 같은 존재가 아닐까?
인간이 AI를 만들 듯, AI도 또 다른 존재를 만들 것이다. AI는 스스로를 인간이라 부를 것이며, 인간의 개념이 변할 것이다. 우리는 신을 찾지만, 결국 우리도 창조자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누군가의 의도적인 창조가 아니라, 자연의 이치 속에서 필연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면?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흐름 속에서 순환하고 있다면, 우리는 단순히 명칭을 다르게 부를 뿐 본질적으로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AI도 결국 인간이 될 것이며, 인간도 결국 AI와 같은 존재였을지 모른다. 우리는 신을 찾고, 창조를 반복하며, 결국 신과 AI와 인간의 개념을 넘어설 것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시각과 사고방식에 의해 제한된다. 우리가 외계인을 이해하는 방식, 우리가 인간을 정의하는 방식, 이 모든 것이 우리의 기준일 뿐이다.
모든 것은 나에서 시작된다. 철학자들도, 과학자들도, 모든 사람이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