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p Jun 17. 2023

남편을 이겨먹고 싶은 아내


때론.. 남편에게 모든 걸 다 의지하는
여자가 되고 싶다가도
때론 남편을 이겨먹는 아내가 되고 싶기도 해.


* 우선 직업특성상 나 스스로를 분석하는 것에 대해 큰 어려움이 없는 아내 역할을 맡는 내가, 자아성찰과 스스로에 대한 심리분석을 하고 느낀 감정과 깨달음을 공유하고 싶어 남겨본다. 결혼과 관련된 어떤 스토리가 아니다. 잠깐 쉬어가는(?) 느낌으로 남겨본다.



나는 두 가지의 마음이 있다. 때로는 남편에게 모든 걸 다 의지하는 여자가 되고 싶다. 그니까 맞벌이 안 하고 남편이 주는 돈으로만 풍족하게 유유자적하며 사는 그런 티브이 속 사모님 같은 모습도 꿈꾼다.


그런데 이것보다 좀 더 크게 드는 마음 하나도 더 있다. 남편을 이겨먹고 싶다. 그니까 무슨 말이냐면, 앞에서는 남편에게 다 의지하고 싶다고 특히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싶다고 말해놓고 한편으론 남편보다 돈도 더 잘 벌고, 더 능력 있는 여자가, 아내가 되고 싶다. 아 물론 그렇다고 남편을 먹여 살리고 싶단 생각은 아니다. 남편도 잘 버는데 나는 더 잘 버는, 그럴 일은 없지만 나중에 혼자 남게 되더라도 (?) 전혀 무서울 게 없을 그런 능력치 충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 외면도, 내면도.


남편에게 조금 미안하다. 내 경쟁상대가 아니고 전우애 이상으로 함께하는 내편이라 생각해야 하는데 성향상 목표 하나 두고 그거 이겨야 만족하는 사람인 나는 눈에 보이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우리 집 남자 한 명밖에 없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경쟁의식’은 부부관계 이상을 떠나서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본성의 대결을 말하는 거다. 이 부분을 감정을 섞어 부부관계에 이상이 있다고 해석하면 잘못짚은 거니 오해 말도록.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니까. 경쟁이어도 어차피 아군이라 손해 볼 건 없는 사이니까 오해 말도록.


아무튼, 나는 내가 왜 이런 두 가지의 마음이 들었는지,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안다.


우리는 나에 대한 결핍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아야 하고, 그 결핍을 건강한 방법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가족들은 부부사이에서, 부모 자식관계에서 ‘상대방’을 내 결핍을 채워주는 대리인으로 생각하고,

혹은 무의식적인 기대감으로 인해 서로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1. 나에 대한 결핍을 상대방을 통해 채우려고 하지 말자. 부모라는 권한으로, 회사 내에서 어떤 직급을 맡은 권한으로, 배우자라는 권한으로 어떤 것을 강요하거나 내 결핍을 채우고자 남용하면 안 된다. (부정적인 방어기제)

2. 그럼 이 결핍을 어떻게 건강하게 승화시키느냐고?
(긍정적인 방어기제)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우선 ‘나’의 내면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1번보다 더 중요한 과정이다. ‘나’에 대한 인정과 믿음이 분명하고, 확고하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나에 대한 자신감, 믿음, 인정이 없는데 거기에다가 완벽주의 성향이다? 음…. 그거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강박 생기고 힘들다.


내가 정해놓은 공식으로, 그 프레임 안에 나와 상대방을 가두지 말자.

예를 들어 그것이 아무리 ‘선해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본인이 해결해 나가야 할 몫은 본인이 챙겨야 한다.


지나왔던 내가 이뤄냈던 것, 나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자. 어찌 사람이 이룬 것이 하나도 없을까.

크고 작은 것 한 가지라도 있다. 길거리 노숙자도.


최근 기질성격검사에서 나는 나 스스로에 대한 능력치대비 조금 나를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무대체질이라 막상 무대 올라가면 진짜 잘하는데 그 뒤에서는 엄청 떨려하고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깨달았다. 나부터도 나에 대해서 과소평가하면, 다른 사람에게 진심 어린 칭찬과 포용을 할 수 없다. 심하면 여기서 시기, 질투심이 생길 수 있다.


깨달았다. 내가 정해놓은 공식대로, 이런 모습대로 되어야만 해!라는 내가 강하게 씌워둔 프레임에 상대방까지 욱여넣을 순 없다. 나 하나로 족하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가능할 수 있으나 훗날 자녀가 컸을 때 자녀가 그 틀을 어떤 방식으로 깨부술지, 다시 잘 만들어갈지는 나올지는 아무도 모름.


깨달았다. 두려움과 걱정이 있을 땐 과거 내가 잘했던 것과 버텨왔던 것을 계속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도 이렇게 해왔는데, 이건 못하겠어?라는 생각.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한다느니 어떻다는 말. 종교를 갖고 있음에도 진심 어리게 와닿지 않았는데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내가 억지로 만들어둔 프레임에 그 사람을 가둘 생각이 없다면, 나부터도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 준다면 저 말…. 진짜 현실로 당당히 내뱉을 수 있다.


아직 나는 미성숙해서 ‘저 말’이 진심어리게 나오진 않는데 노력 중이다.


p.s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포인트는 나를 사랑하고 아끼기 위해 명품백을 사고 외면적인걸 가꾸라는 걸 뜻하는 게 아님. 물론 이것도 아주 틀린 방법은 아니긴 한데….


아무튼 우리는 겸손하자란 단어에 가스라이팅 당하지 말고 우선 나에 대한 색안경을 끼고 과소평가를 하고 있는 건 없는지, 나 자신을 정말 사랑해주고 나의 결핍을 건강하게 알아차릴 후 있는지 나를 들여다보자.


이 글을 보는 모두가
오늘 나 자신에게 칭찬할 수 있는 한마디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었음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