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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 Jul 06. 2023

인생 최대 난제, 집안일 분담

글에서 종종 썼지만, 우리는 연애 때부터 장거리커플이었고 신혼집을 마련하고 결혼을 한 뒤로도 장거리 커플이었다. 남편은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휴무 날이 되면 겨우 졸린 눈을 비비며 왕복 400km가 넘는 거리를 운전하며 직장-신혼집을 왔다 갔다 했다.


비교적 남편이 나보다 조금 더 힘든(?) 환경에 있기 때문에 주로 집안을 지키는 내가 집안일을 했다. 사실 일주일의 80% 이상은 나 혼자 생활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내가 '더, 많이' 집안일하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했다.


남편이 이직을 한 뒤, 우리는 드디어! 같이 붙어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집안일은 5:5로 분담이 되었고, 착한 남편은 자청하여 집안일을 해줘서 때로는 남편의 비중이 더 컸다. 좋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시간이 지나고, 남편이 이직한 곳 또한 지방출장이 잦았다. 연애땐 왕복 400km 운전도 멀다 했는데, 이젠 결혼했다고 왕복 km수도 업그레이드 되어서^^ 평균 왕복 5~600km 운전. 운전만 했음 다행이지 이건 출퇴근 수단일 뿐... 짧으면 1~2일 길면 4일까지 긴 출장이라 우린 그렇게 또 주말부부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집안일은 다시 내 몫이 되었다. 당연하게 생각했다. 비교적 일을 덜 힘들어하는(많이 익숙한 업무라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내가 많이 하는 게 맞다 생각했고, 그리고 차라리 그게 더 속 시원하다. (할많하않)


하지만.. 남편의 지방출장은 늘 일정한 것은 아니기에 집에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나도 이제 하루 이틀이 아니고 점점 시간이 지나다 보니 주로 '내가 더 많이' 집안일을 하는 것에 대해 의문.. 불만.. 그 사이의 감정이 싹텄다. 아참, 참고로 아내인 나도 장거리 출퇴근중.


암튼 뭔가 애매하다.


나로서는 비교적 조금 '덜 힘든 환경에 있는'사람이 집안일을 조금 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남편이 나보다 덜 힘들었을 때도 자청해서 집안일을 더 많이 했기 때문에 이게 공평하다 생각해서 해왔는데.


근데도 뭔가 애매한 이 감정은 뭐지..

힘들게 일하고 온 남편한테 집안일 안 한다고 뭐라 하긴 미안하고, 싫고.

하지만.. 그래도 비중이 내가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아니야.  내가 좀 더 하는 게 맞지.

아니지.? 그래도 같이 쓰는 집인데 어떻게 맨날, 나 혼자 2인분을 다 치워. 나도 일은 해. 가끔은 남편도 알아서 해야지! (가끔 하긴 함.)


흠... '빨래 널다가 화가 난 이유' 앞전 글을 읽으며 분노의 빨래 터기를 하고 있는 아내를 상상한다면 조금 더 이해가 되려나?


아무튼 내가 아는 어떤 부부도, 서로 싸울 일이 하나 없었는데 맞벌이 부부로 집안일 분담 이거 하나 때문에 크게 싸웠다고 들었다.

전업주부, 육아를 도맡아 하는 아내 vs 일 하는 남편 가정에서 종종 다투는 경험담을 많이 들었는데, 그 기분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맞벌이 부부의 집안일 분담,,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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