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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Oct 11. 2020

E07. 마스크와 운동


바이러스가 덮쳤다. 해봐야 얼마나 가겠어, 혹은 내가 감염 될 일은 없겠지,라 무심히 여기던 것이. 사라질 기미가 없다. 더는 무시 되질 않는다. 대구 신천지, 이태원 춤천지. 코로나 천지로 사태는 심각해져만 간다. 증식을 막으려는 자는 규모성 모임을 금하고, 감염을 피하려는 자는 사람을 꺼린다. 그 사이 코로나 신 풍경이 등장한다.


그 바람은 헬스장까지 닥쳤다.

아주 초창기, "코로나 뭐야? 중국 뭐야? 신천지 뭐야?"하던 때. 나는 지난 7년간 꿈에도 꿔보지 못한 일을 하게 된다.


"안녕하세요. 저 쟈스민 회원인데요."

"네, 안녕하세요. 회원님."

"코로나 때문에.. 회원권 정지하려구요. 2주 정지해 주세요."


길어야 여름휴가 시즌, 일주일 최장기 휴식기간이었다. 내 의지로 정지를 요청한 일은 전에도 없었다. 다만 방법이 없어 보였다. 시간날 때마다 엄마 내게 전화해 "헬스장도 나가지 말고. 마스크 꼭 쓰고. 공적 마스크 사는 날 꼭 3개씩 챙겨오고."를 반복했다. 떠드는 뉴스도 크게 한몫했다. 회사에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코로나 특보를 틀었는데, 원하지 않아도 듣게 되는 게 코로나 악담이었고, 악영향이었고, 내게 주는 겁이었다.



2주의 시간에도 변화란 없었다. 짧지 않은 시간 공생일거라는 예고였겠다.

그 무렵 정부에서는 각 헬스시설에 몇가지 지침을 내렸다. 다음의 조건 이행 약속하거든, 그제야 헬스장 출입을 허해 준다고.


- 운동 중 반드시 마스크 착용

- 개인 수건 지참

- 개인 운동복 지참

- 출입자 명부 작성

- 37.5도 넘을 시, 출입 불가


다른 조건이야 불만없이 수용 가능하다. 온도 재고, 전화번호 쓰고, 운동복이야 어차피 내거 입고, 수건은, 음. 좀 성가시지만 챙길 수 있다. 다만 마스크 의무화는 운동하러 오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이곳에선 일상보다 더 많은 숨이 더 잦은 횟수로 거칠게 오간다. 코와 입으로 내쉬고 들이 마셔도 심장 박동 따라잡기 어려울 때가 훨 많다. 원활한 산소 공급과 이산화탄소 배출이 운동의 활성이겠다. 그런데. 그런 이 일을, 마스크로 한 번 걸러 하라고?


 소리는 헐. 대박이네,다.

이거 가능한 일일까,하는 의문이 든다. 내가 느낀 반발감을 동료 운동인 또한 느꼈을 테다. 동료에 해당하는 사장 한 마디 보탰다. "이거 운동하지 말라는 거잖아?" 그러나 선택권은 없다. 게다가 종식만 기다리기엔 "마냥"이라는 조사가 따른다. 고민이 스친다. 수용할 것인가. 수용하지 않고야 어쩔 것인가. 결국 상극으로 보이던 마스크와 운동 모두를 취하기로 한다.


마스크 쓰고라도 운동할게.

마스크 쓰더라도 해야겠다.



코로나는 흠좀 대박 영향력이다.

설마,했던 가능하지 않아 보이는 일 모두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자유를 억압해 나라간 이동을 막았고, 만나고자 하는 우리 의지를 제지했다. 나 또한 마스크 차림으로 헬스장에 들른다. 마스크와 함께 할 수 있는 양 만큼의 숨으로 운동을 한다. 하려니, 또 해진다. 더욱 적응이라는 것을 하며 마스크 없이 헬스장에 놓이는 일 불안하기까지 하다.


다만 더는 적응하지 않았음 한다.

숨은 코뿐 아니라 입으로도 쉰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충분한 양의 숨 들어오고 나가 원하는 만큼 운동할 수 있도록,

코에 전해오는 공기로 이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한여름 냄새와 초가을 냄새가 다름을 코와 입으로 느끼고 싶다.


온전히 숨 쉬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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