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응원 한 마디

by 손은경

2020. 10. 26. 계절에 무감한 월요일. 날씨보다 내 감정이 더 앞서 그렇다.



토요일부터 조금 삐리삐리했다.

아무 일 없었다. 누구도 내게 상처 준 일 없고, 마음에 좌절도 없었고, 코로나 이후 가시지 않은 심신의 피로만 있었을 뿐이다. 아님 가을타나? 토요 다빈치와 만나러 가는 길부터 그랬다.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수다였지만, 메슥거리던 속은. 알 길 없었다.


볕과 바람이 필요했다. 상쾌한 공기를 원했다.

서둘러 서울숲으로 향해 심폐소생을 하기에 이르렀다. 마스크에 가려 온전히 느낄 순 없었어도 이내 숨이 트인다. 코에는 콧물이 흘렀지만 행복해졌다. 그렇게 나아진 줄로 알았다.


예상과 달리 비슷한 일요를 보내고, 월요가 왔다.

계절에 무감하다. 날씨보다 내 감정이 더 앞서 있다. 조금 춥거나 덜 춥거나, 가디건에 스미는 공기가 매서운지 아닌지도 느낄 겨를 없이. '누구도 건들인 적 없는 내 감정이, 평소 같지 않게, 왜 이렇게 차분한 건지.'만이 오늘 아침의 관심사다. 코로나 초창기 느꼈던 무기력과 얼핏 닮아 있다. 2020년은, 참. 지랄맞은 한 해다. 부대끼길 좋아하는 까닭에 "비대면"을 극혐하는 나에게, 코로나는 잔혹사다.

젖은 낙엽과 같이 축 쳐져있다.

이런 내가 나를 적응하는 건 보통 어려운 일 아니다. 어서 보통의 나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지이이잉-

알람이 하나 왔다. 비밀 댓글이었다. 아직은 후기성 대신 상업성 댓글을 더 많이 받고 있는 사람이라, 이번에도 광고 글 하나겠지,라는 생각으로 한 번 흘겼는데. 글이 제법 길고 진지하다. 나 또한 핸드폰 화면에 눈을 박고 글자 하나하나를 새긴다. 꾹꾹 눌러 읽는다. 글은 글 써준 내게 보내는 감사 인사였다. 그 밖에 작가가 받을 수 있는 모든 찬사가 안에 다 녹아있었는데, 순간. 알 수 없는 기운을 받게 된다. 그 분 내 마음을 읽은 건가?


뜻밖의 곳에서 지지 받고 힘을 얻는다.

지지와 응원은 결국 사람에게 오는 것임을 배운다.

내가 그 분께 무엇을 드렸는지, 무엇을 받아가셨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창작이라는 것도 결국 마음의 전달이라, 마음이 전달되었음만 가져갈 뿐이다.


나는 주고 다시 받아 온다.

준 것은 잊은 탓에, 받은 것에 더 큰 감동이다.

덕분에 힘을 얻어 재기발랄한 나로 곧 돌아 올 것을 믿는다.

코로나 잔혹사는 머지 않아 멈출 것,을 바란다!!!!!!!!!!!!


운동하러 가겠다.

매거진의 이전글당신과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