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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일일일발(견)_강서

by 손은경


매일 사소한 발견을

기록하려 한다.




'기록'하려 한다.

그러니까 '발견'하려고 한다.

하루의 발견.

(제발 끈질기게 연재할 수 있기를)







2021/12/22/수


"강서"





강서에 산다.

강서구민으로서, 오늘 일일일발(견)은 우리동네 강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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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로 이사오고

비행기를 자주, 그리고 가까이서 보는 날이 많다.

김(포)공(항) 때문이다.

허나 우리집에서 김포공항은 전철로 12분.

거리감 있지만

'강서'라는 구역 전체가 공항 영향권에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엔진 소리를 잠재울 이중창은 필수다.





곧 착륙할 기세로 하강 중인 비행기는 제법 크다는 걸 배운다.

창공을 누비던 비행기는 손가락 한 마디로 가려지던데

우리동네에서 본 비행기는 손바닥으로도 가리지 않는다.

비행기는 높아(높으면 백두산), 가 아니라

비행키는 왕커, 로 바꺼야 할 듯.





특히 배를 보인다.

이토록 가까이서 비행기 배면을 본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가.

약빨고 뒤집어진 바퀴벌레 배떼기처럼

벌러덩 까보인 비행기 배면을

하루에 한 번은 본다.

내게 배를 보이다니, 어쩐지 야한 거 같기도 하다.





여기 살며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비행기를 본다.

뜨고 싶을 때 뜰 수 없는 신세라

볼 때마다 마음이 진동한다.





나도 가고 싶다,

입버릇이 되었다.






1118




1118(1일1발(견))을 주제로 연재합니다.

매일 사소한 '기록'을 목표로 하고,

일상 '발견'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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