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지요"
작업실(작은방) 방문에 싹스가 주렁주렁 열렸다지요
남편싹스 아내싹스 검정싹스 흰싹스
보기 좋게 잘 건조되고 있더랍니다
계획대로 마르고 있다는 흐뭇함에 간밤 기분 좋게 잠에 들 수 있었다지요
이윽고 날이 밝아 낮이 찾아왔다지요
얼마나 말랐나 싶어 싹스 트리 앞에 섰는데
엇
불현듯 뭐라도 빌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주렁주렁한 것만 보면, 옹기종기 모아둔 것만 보면 나오는 한국인 습관성 기도 탓일 테지요
그렇게
남산에 올라 자물쇠에 ‘우리 사이 뽀레버’를 적어 걸며 영원한 우정을 꿈꾸듯
절에 가 연등에 ‘수능대박’을 적어 부처님께 실어 보내듯
무어라도 적어야겠다 싶었다지요
사부작사부작
끼적끼적
두 손 모아 합장
포스트잇에 간절함을 실어 보낸다지요
누구 소원인지 잊으실까 싶어 명함도 함께 보내드린다지요
주렁주렁 열린 양말처럼 나도 성큼 성장하기를 바라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