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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May 31. 2022

'공감'가는 글의 기본 원칙

오랜만에 글 이야기입니다.




공감이 가진 힘에 대해 많이 듣기도, 느껴보기도 하셨을 겁니다.

인류 보편이 반기지 않을까 싶은 공동의 감정.

그토록 소속감을 그리워하고 나와 타인이 다르지 않음을 어디서나 확인하고 싶어하는 우리에게

공감이란 위로이기도 하고 위안이 되기도 하지요.




사람과 사람 살이를 글로 쓰는 작가에게도 독자와 나누는 공감은 절대적입니다.

독자가 기다리는 감정이라 그럴텐데요.

오늘은 짧게나마 공감가는 글의 두 가지 기본 원칙을 공유하려 합니다.






1.

티끌만큼 사소한 일상을 쓰면 됩니다.


공감을 다르게 표현하면 '니나 내나 같다'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무엇이 같을까요.

사람 사는 거, 거기서 거기라는 말 흔하게 쓰죠.

개체는 각 고유 색으로 빛날지언정 일상은 정말이지 거기서 거기입니다.

때문에 아주 보통의 일상이 우리 갭을 매웁니다.

'니나 내나 같다'가 되는 순간이죠.



무엇보다 깨알 같은 일상을 쓸수록 공감은 커집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나와 같은 또 다른 사람이 있단 말이야?' 이게 핵심 포인트입니다.




2.

감정에서 위로 받으려 하지말고

상황을 통해 공감을 유도해야 합니다.


글쓰며 점점 느끼는 바라면 사람들은 극도로 자기 감정을 중요시 한다는 겁니다.

어찌나 중요한지 글 대부분을 '감정(기쁘다, 행복했다, 화가 났다···)'으로 채우기도 하죠.

내게 어떤 객관적 사실이 일어났는지 보다

그래서 내가 느낀 감정은 무엇인지, 그게 더 중요하다는 말의 방증입니다.



허나 공감가는 글을 쓰려면 감정을 단순 나열해선 안 되고, 우리가 경험한 동일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합니다.

공감 대상은 '감정'이 아니라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기쁘고, 행복하고, 화도 남은 우리 모두가 일련의 사건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지만

- 기쁘다고 공감하고

- 행복하다고 공감하고

- 화 난다고 공감하는 이는 없는 대신


- 100번째 면접만에 취업에 성공했고

- 지난 주 첫째 손녀가 태어났고

- 일 다 맡겨두고 김부장은 퇴근해버려

오는 상황적 공감에 함께 기쁘고, 행복하고, 화가 나는 거니까요.



감정만 추욱 늘어뜨린 글은 정말이지 물기 가득 머금은 빨래처럼 무거워 쳐질 뿐입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에세이를 읽으며 은연중에 자신을 투영한다.
그러면서 ‘아, 나도 이런 적 있는데!’ 하게 된다. 횟수가 잦아질수록 그 작가의 팬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유미,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위즈덤 하우스




내가 차마 글로 표현하지 못한 이야기를 작가가 대신해, 그것도 디테일하게 써 주었을 때.

어쩐지 여러분과 여러분 글을 지지하고 싶은 팬이 하나 둘 늘어날 거예요.

그런 글, 써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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