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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Sep 06. 2020

강아지가 앙앙대고 운다.

왜 우니 마음 아프게

일요일 이른 아침.

새벽이라 하기엔 이른 아침에 닮아 있는 오전 7시.

낮 12시까지 퍼질러 자도 누구하나 뭐라할 것 없는 휴일, 동네 강아지가 우는 바람에 잠에 깼다.


"앙앙! 앙앙앙앙!"


개들의 대화 "왕왕, 월월, 웡웡, 깨갱깽깽깽깽, 아울" 거리는 목청으로 해결된다는 사실을 몰라서 일어난 게 아니었다. 개라고 하면 나도 좀 안다. 엄마가 키워주고 있는, 내가 시골장에서 산 발발이 한 마리 우리집에도 있으니까. 나이 들어 아침 잠이 없어졌는가. 가족 모두가 잠자는 새벽(이번엔 새벽이 맞다.) 홀로 일어나 놀아달라며 "앙앙" 댈때도, 오늘의 말투와 억양은 아니었다. 보채는 개와 잠이 고파 버티는 나, 씨름하는 우리 사이가 아쉬워 "앙..앙아아앙..."하며 약간의 바이브레이션을 섞을때도, 아침에 들은 것과는 정확히 다르다.


"앙!앙!앙아앙!!!!"


석연찮은 기분 더러움이 있었다. 우리집 개가 나를 깨울 때 처럼, 적당히 무시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어린 날, 술이 삼켜버린 아빠가 키우던 새끼강아지를 발로 찼을때 났던 울음소리와 너무도 닮아 있었으니까.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나도 아빠가 했던 건 학대였다는 걸 알았다. 태어난지 1년도 되지 않은 새끼를 발로 뻥 걷어 차는 일. 꼬물이는 속절없이 거실 끝부터 끝까지 날라갔는데, 그때마다 강아지풀 모양을 한 꼬물이는 울었다. "앙!앙앙!앙" 그때가 떠올라 더는 잠이 오질 않는다.


동네엔 여러 빌라 밀집되어 있어 어느 방향, 누구의 집에서 나는 소리인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하게 집 근방 어귓께 사는 강아지라는 것, 아침부터 시달림을 당하고 있다는 걸 직감에서 알 수 있다. 크기는 소형견일게 빤하다. 예상하기로 흰 색의 시츄가 떠오른다. 낮은 자세로 인간을 향해 고개 치들어 서럽게 짖고 있을 거다. 주인된 놈이 말 못하는 짐승에게 어떤 악랄함을 보이고 있을지만 보이지 않는다. 다만 별 수 없이 당하고 있는 강아지만 눈에 선할 뿐이다.


일요일 오전 9시 30분.

"동물농장"할 때까지 1시간 남았다.

도대체 언놈인지 확마 신고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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