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글쓰기 중인 멘티에게 보낸 피드 중 이런 문장을 남겼더랬다.
흘러갈 준비만 되어 있다면
자유 글쓰기는 언제나 사랑이다.
이해하기 어려웠던지, 멘티는 한동안 질겅질겅 문장을 곱씹다 끝내 답 찾지 못하고 질문을 해왔다.
그때 그 문장의 의미가 무어였냐고.
이에 작은 답변을 마련해 그에게 전송하고 오는 길이다. 아래는 그 일부다.
"
말 그대로 자유 글쓰기란 ‘흘러가는 글’이라는 의미였다.
쥐어 잡지 않고 흐르는대로 흘려 보내는 글이 곧 자유롭게 쓴 글이다. 즉, 사랑이다.
그럼 흘러가는 글이란 무엇이냐 물을 테다.
그것은 오직 느낌이므로, 여러 느낌을 들어 설명하겠다.
흘려 보내듯 자유롭게 쓸 적에 우리는 무아(無我)가 된다.
내가 사라지고 글이 나를 쓴는 느낌이 든다. 이것은 바로 몰입(flow)이다.
이때, 우리는 백지 위에 거침없이 그러나 자유롭게 이야기 풀어나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물 흐르듯 타자를 치고, 그렇게 푹 빠졌다 나로 돌아 올때 쯤 백지 가득 활자가 누워 있음을 확인한다.
어느덧 2시간이 지났다.
거스름이란 없었다.
여기서 포인트는 떠오른 그것을 거스름 없이 백지로 흘려 보내는 것이자
이것은 내가 쓰지 않고 글이 쓰게 놔두는 것이다. 자유로움이란 꼭 그런 것.
잘 쓴 글은 결코 흐르는 과정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쓰기 전과 후에 만들어질 뿐이다.
나 또한 잘 쓰려,
부단히 읽고 부단히 생각하고 부단히 연구하며 부단히 쓴다.
쓰기 전(독서, 사색, 연구)과 쓰고 난 후(퇴고) 잘 쓰기 위한 훈련을 하고, 그것이 전부다.
그래서 쓸 때만큼은 즐거운 것이다.
애 쓰기 대신, 나를 내려 보내기 때문이다.
- 위는 <손은경 글방>에서 진행 중인 글쓰기 멘토쉽 일화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