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글 가르치는 일과
성인 글 가르치는 일은 낮과 밤처럼 다르다
낮과 밤을, 나는 보내고 있다
성인의 글은 수십 년 쌓인 근간이 있다
가지 칠 근간과, 새 프레임 제시할 근간과,
그가 몰랐던 창조가 있음을 ‘근간’에 바탕 해 가르친다면
아이들 글은 백지라, 나도 백지가 된다
때문에 아이들 글쓰기는 온전히 선생이 지닌 ‘글’ 관념에 맡겨진다
아이들은 선생 능력에 머리통을 기댄다
나는 쓸 적에, 누구나 편안하게 글과 마주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왔다
편안함 속 하고 싶던 말이 꺼내어지고
뭐든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안정감 속 빗장 풀어
글로 쓰일 수 있다
글은 곧 감정이고, 감정은 곧 글이 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준비물은 없다는 생각
백지가 된 후에야 내게 틀어 박힌 글이란 무언지 알 수 있었다
백지가 될 수 있던 것은 오직 너희와 만났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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