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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Sep 05. 2023

회사에서 인정받는 글쓰기는 딱 2가지만 지키면 된다

책 5권을 낸 작가이자 글방지기 손은경입니다.



한 번도 글쓰기 배우지 않았던 이들에게 쓰기에 관한

제 모든 통찰을 이해쉽게 전달함으로 글쓰기 자신감을 심어,

뭇 쓰고 싶은 모든 것을 글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글과 책쓰기에 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얻어낸 저만의 통찰을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글방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는 오마이뉴스와 네이버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곧 로고 바뀔 예정



글쓰기 멘토쉽을 한다고 했습니다. 지난 주 멘토쉽 사례 공유를 위해 첫 글을 올렸고, 해당 포스팅은 제 느낌적 느낌으로 마라탕 같은 반응이었다고나 할까요? 그야말로 중독성 있었다!(응?)




https://blog.naver.com/bestjasmineever/223197383327




하여 이번도 멘토쉽 사례 하나를 데리고 왔는데요. 짧게 쓰겠습니다(역시나 길어짐).

큐,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갑니다!





때는 벚꽃이 필랑 말랑 대기타던 어느 봄날, 현 멘티인 그는 다짜고짜 고민이 있다 했습니다. 네가 글쓰기 수업 중인 걸 알고 있다. 내가 좀 답답한 일이 있는데 듣고 해결해 주겠니? 뭐 이런 거였죠.



그는 최근 모 외국계 은행에 고용되어 일 하기 시작한 자였습니다. 밤낮없이 일하느라 주말엔 지쳐 쓰러져 자는 형국인 듯했습니다. 과업에 치이는 듯했고요. 지난주도 새벽에 집에 간 날이 많다며 늘어놓다




여하튼 오늘의 고민은 그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손은경 글방



신입인 그는 보스에게 업무 보고할 일이 많다고 했습니다.




보스는 관리자, 그는 실무자에 해당하니 아무렴요. 그러나 문제는 지위 차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때마다 애를 먹는다 했습니다. 보스가 “일 어떻게 되어가냐” 물어 한참을 설명했건만, 오히려 이런 되물음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되간다는 건데? 네 보고의 요지가 뭔데?”




그는 최선을 다해 보스에게 상황 보고 했다고 합니다. 이거는 그러니까 그렇고, 저거는 그러니까 그래서 이러쿵 저러쿵 요로쿵인데 그거는 그렇고 이거는….

진행 상황이며 진척도, 그동안 어떻게 처리했는지 어떤 결과가 도출되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말씀드렸는데 매번 보스는 되묻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얼마나 속상할까요? 갓 신입, 일로서 인정받고 싶어 애 닳을 시기인데 하물며 논 것도 아니고 진행 상황을 몰랐던 것도 아닌데, 하여 전부 보고했는데 되돌아온 말이 ‘요지가 뭐냐’는 핀잔이라니요.




퍽 속상한 듯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머리로는 내가 어떤 일을 얼마나 성실히 준비해 오고 있는지, 상이 쫙 그려지는데 말로 하려니 도저히 정리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젠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답답함에 저를 찾아 온 거라고요. [글로 쓰고 정리하다 보면 훨씬 나아질 것] 같다면서요. 그래서 제가 뭐라고 했게요?



제대로 찾아 오셨습니다, 형제여. 웰컴 투 온 보드!




저는 그의 보고 습관이 어디서 시작된 건지 정확히 알고 있었거든요. 뭘까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스스로 보고의 요지를 요약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보스가 이해하기 쉽도록)순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를 글쓰기에 대입해 볼까요?




전자는 글의 메시지를 (글 쓰는 본인조차)모르고 글을 쓰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다른 하나는 순서대로 쓰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서 순서는 구성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글의 배치, 서본결 혹은 기승전결 따위가 될 수 있겠습니다.



대체 그동안 그는 어떻게 보고(글쓰기) 해왔던 걸까요?

저는 이 또한 단 번에 맞힐 수 있었습니다.



“혹시 머리에 ‘잡히는 것부터’ 냅다 집어,

줄줄줄줄 두서없이 보고(글쓰기) 해온 것 아이오?


말만 늘어 놓은 것 아임매?”




대화에서 드러나는 형태는 이런 식입니다. “그러니까 그게 있잖아(뭐?), 아 왜 그런 거!”

이처럼 뱅뱅뱅 도리뱅뱅처럼 보스를 뱅 둘러싸기만 해 보스는 어지러워 할 수밖에요.



출처 : 묵은지님 블로그(https://blog.naver.com/mukeunjji)




메시지는 글의 알맹이를 말하며,
글의 순서는 논리적 전개를 말한다.

알맹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글이 순서에 맞춰 쓰여야 한다.

- 손은경




어느 날은 보스가 이렇게도 말했다더군요.




“그래서 네가 말하고 싶은 게 이거 맞아?”




그렇습니다. 역 보고가 되었습니다(두둥). 보스가 요지를 정리해 신입인 그에게 보고하는 꼴이 되어버렸죠.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글은 읽다보면 눈이 골뱅이가 됩니다.



@_@? So what?



독자 눈을 골뱅이화 하지 않으려면 글 쓸 때 두 가지 원칙을 잘 지켜야 합니다.



하나는 글 쓰는 본인이 글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은 순서에 맞춰서 쓰자는 것 (방법까지 쓰면 진짜 글이 길어질 거 같음). 그리고 이는 동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메시지가 없으면 글을 읽을 이유가 없어지고, 순서가 빠지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없습니다.




“맞아요, 보스!
그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었어요!”




자기 자신조차 모르던 메시지를 독자가 찾아준 고마움에 감탄하는 일은, 없어야겠죠?




하여 멘티는 부단히 요지를 정하고, 순서에 따라 쓰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쓰다 보니 확실히 정리가 된다고 하네요. 글의 순서만 바꾸었을 뿐인데 훨씬 더 잘 읽힌다고 하네요.





진짜 마무리 하렵니다.




여러분, 글 잘 쓸 희망은 있습니다.

어디에요?

여기에요!(It's me!)






글쓰기 멘토쉽 관련,


            따로 공지없이 개인적으로 요청하신 분들 한정으로 수업하고 있습니다.          

            하여 문의 있으신 분은 아래 댓글로 질문 남겨 놓아 주세요.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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