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칼럼은 지난 9월, 글 잘 쓰고픈 지성을 위한 우주 최강 독서 모임 [일월일권]에서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기자는 어떻게 쓰기 실력을 벼르는 지, 우리는 무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주로 다룹니다.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권을 한 장으로 요약해 두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무엇과 어떻게'를 몰라 헤매었습니다.
당장 행동이 나오지 않던 이유도 몰라서였을 때가 더러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글쓰는 동안 막막했을 당신이 박종인 기자 제시 [글쓰기 4원칙]을 통해 무엇과 어떻게를 찾아갔으면 합니다. 안개는 걷히고 청명한 하늘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글 시작합니다.
늘 그랬듯, 소개부터.
5권 출간 작가이자 글방지기 손은경입니다.
글쓰기를 어려워만 했던 이들에게 쓰기에 관한 제 모든 통찰을 이해쉽게 전달함으로 글쓰기 자신감을 심어, 뭇 쓰고 싶은 모든 것을 글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글과 책 쓰기에 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얻어낸 저만의 통찰을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글방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는 오마이뉴스와 네이버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https://blog.naver.com/bestjasmineever/223222858065
2023년 9월에는 박종인 기자의 《기자의 글쓰기》라는 책으로 모였었습니다. 모임 전엔 늘 도서 선정에 고심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는 소중한 시간, 허투루 도서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데요.
언젠가 '기자가 쓴' 글쓰기 책을 다뤘으면 좋겠다, 했었습니다.
너무나 멋진 선례가 있어서 말입니다. 김훈 작가도 기자 출신, 이기주 작가도 기자 출신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계셨겠죠. 아무튼 그들의 문장 담금질은 신문사에서 시작되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이 책을 고르게 된 데에는 그러한 이유가 컸습니다.
박종인 기자는 책 서문에 이런 용기를 전합니다.
글쓰기 원칙이라, 과연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원칙만 지키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니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그러나 우리의 호기심과 달리 박종인 기자는 단숨에 원칙부터 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글의 목적에서 시작하는데요.
글의 최상위 목적은 무엇일까?
글 쓰는 우리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
기자는 독자를 감동시키는 게 글의 첫 번째 목적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결국 재미라고 하면서, 재미이는 글이 좋은 글이라 말하지요.
해서 작가는 좋은 글을 구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구성에는 4가지 원칙을 따른다며 오랜 시간 쓰기를 궁리해 온 기자가 정한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 글은 쉬워야 한다. 읽어서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 문장은 짧아야 한다. 리드미컬해 진다
셋째 : 팩트를 써야 한다. '왜'라는 근거로 독자는 납득한다
넷째 : 글도 설계해야 한다. 구조를 세우라는 말이다
글이 재미있다?
허나 이쯤 궁금해집니다. '재미'란 넘나 막연한 것, 재미란 과연 무엇인가. 일단 재미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 가야야겠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재미란 현웃(현실 웃음)이 아닙니다. 호호, 깔깔, 만면에 인자한 미소가 아니지요. 다만 '읽는 재미'를 말합니다. 이게 뭔 말 장난인가 싶으시겠지만
맞습니다. 그 읽는 재미.
글은 꼭 웃겨야만 재미있지 않습니다. 읽는 재미, 즉 스피디하게 술술 읽히는 과정에서 독자는 재미를 느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쭉쭉 읽힐 제 느낀 희열, 그때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그게 바로 읽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글이 쉬워야 합니다. 어렵지 않아야겠죠. 눈으로 글 타고 내려오는 동시에 쭉쭉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쉬운 단어, 쉬운 문장, 그러니까 중1도 이해가도록 쉽게 쓰여야 합니다. 1) 쉬움 원칙
게다가 스피디 하게 읽히기 위해 짧은 말을 쓰면 좋습니다. 아무래도 문장이 짧으면 빨리 읽힙니다. 짧다는 말은 곧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다는 소리, 그 덕에 이해도 빨라집니다. 2) 짧음(리듬) 원칙
*반대로 3) 팩트와 4) 설계는 현웃(현실 웃음) 포인트에 가깝습니다. 읽으며 '웃게 되는'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입니다.
참고로 2) 짧음(리듬)에 관하여는 아래 적용 예시와 함께 자세히 써 놓았으니, 참고하시면 '단문'으로 쓰기 바로 적용 가능합니다.
https://blog.naver.com/bestjasmineever/223227671758
도서 읽으며 기자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읽는 동안 저와 함께 글쓰기며 책 쓰기 하는 멘티씨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마구 떠올랐고요, 제 글 또한 일진보 하게 했으나
다만 한 가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무어냐면, 이 글쓰기 4대 원칙은 '글을 써냈다'는 전제로 적용되는 원칙이라는 것.
어떤 이는 뭘 써야할지 몰라 글쓰기 첫 줄부터 제자리 걸음합니다. 걸어도 걸어도 나아가지 않습니다. 쭈뼛쭈뼛, 한 줄에서 30분을 머뭇 거리는데, 그러다 쾅 하고 노트북을 덮기도 합니다. 해서 이들에겐 적용할 4대 원칙이라곤 없습니다. 적용할 글이 없으니까요. 우선 '써 내기'부터 선행 되어야 할 텐데요.
그런 분들을 위해, 이 책에 빠진 솔루션을 짧게 제시하자면
질문부터 구하세요.
그리고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글로 쓰세요.
- 손은경 -
누구나 일기는 비교적 쉽게 씁니다. 왜냐고요?
가장 큰 이유는 분명한 '질문'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바로
라는 질문 말입니다. 이 질문은 좁고 명쾌합니다. '뭘 써야 하나?'에서 '오늘'로 글감의 범위를 무진 좁혔거든요. 해서 만약 여러분이 도대체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좁고 명쾌한 질문을 구해보세요. 그래도 모르겠다면 제가 대신해 질문 하겠습니다.
"최근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뭔가요?"
"요즘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뭔가요?"
분명 떠오르는 무언가 있겠죠? 회사, 퇴사, 결혼, 육아, 연애, 관계, 사랑, 행복, 건강 ···. 그것을 두서 없이 써 내려가세요.
한 줄 쓰기가 버거운 여러분에게 4대 원칙은, 어쩌면 후에 적용할 일입니다. 당장 한 줄 채우기가 버거운데 1번부터 4번 챙기기란 언감생심. 처음부터 쉽게 잘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응용할 수 있는 사람도요. 일단 기초부터 다지는 겁니다. 글쓰기에서 기초란 뭐다?
적어도 한 바닥 쯤은 내 힘으로 글 채우기.
아마 글쓰기 0번째 원칙이지 않을까요?
- [일월일권] 11월 모임은 11월 21일(화) 밤 9시입니다. 공지는 곧!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Mon & Thu) 글쓰기나 책 쓰기 관련 칼럼을 개인 플랫폼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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