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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Sep 18. 2020

한 달차 브런치 생활

소감문 비스무리한

8월 10일즈음 카카오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고 시작해, 오늘로 약 한 달이 흘렀다. 지난 한 달, 초고 준비 보다 카카오 브런치에 더 많은 애정을 쏟으며 보낸 시간. 나름의 생각과 분석으로 분주했던 머리에 정리가 필요했다. 역시. 쓰는 것만큼 정리에 도움 되는 것도 없지. 지금부터 한 달짜리 소감문을 써본다.



SNS와는 먼 사람이다.

멀리 하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는데, SNS 활동은 에너지 소모 당하는 일 이라는걸 알았고, 무엇보다 내겐 성가신 작업이기 때문이다. 바뀌지 않는 철학이다 할 거 없이 니즈에 따라 개설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현재까지는 변함 없는 추구다.


그럼에도 몇 가지 명분은 내게 카카오 브런치를 시작하도록 도왔다.


첫째, 보기드문 나를 만들고 그런 내가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둘째, "쟈스민"이라는 필명을 가진 작가로써 성장하고 싶다.



조용히 쓰지도 않았다. 다만 직장인 겸 출간작가라는 사실을 반경 10km의 사람들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물론 반경 10km 짜리 성과는 있었다.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던 사람들 내 책을 읽어 연간 독서량 한 권을 달성했고, 뜻밖의 글 재주 발견이라며 사람인 내가 보석이 되기도, 열댓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팬이라는 존재의 생성도, 어쨌든 내 주변에선 시끌벅적하게 작가로 살고 있기는 했다. 그리고 바탕이 작가가 되기로 한 어느날, 나에게 작가라는 소명의식 비스무리한 것이 자리잡게 된 그때, 나는 반경을 전 세계로 넓히기로 다짐 한다. 그러기 위해 "여기, 이 작은 대한민국 서울에 쟈스민이라는 작가 오늘도 타자 두드리고 있어요!"라고 알려야만 했고, 창구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시작점이 카카오 브런치다. 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일 써 왔으나, 카카오 브런치를 통해 "드러낸다"는 점에서 한 달전과 다를 뿐이다.


한 달차, 어쨌거나 반경을 넓혔으니 반은 성공이다. 그러나 과연. 카카오 브런치라는 공간이 내가 쓰는 손가락과 시간 대비 효율적일까 하는 의문이다.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작가님의 경우 약 2,000에서 3,000명. 어느 하나 손색없이 아름다운 울림을 주는 작가님 글도 그렇다면. 우리나라 도서 시장 아주 소규모라는 것, 즉 책 읽는 사람은 아주아주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면 적지 않은 숫자일지 모르겠으나, 클릭 한 번으로 유입해 읽도록 만든 플랫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소수는 오히려 극소수가 된다. 어쩐지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효용과 한계에 대한 새 생각이 생겨난다.



다만 나는, 브런치를 통해 성장했음은 느낀다.

이 한 달의 브런치 여정을 성장을 포함한 두 가지 키워드로 말하고 싶다.

성장 반응


성장, 일단 성과다. 책이 되기 전까지 오픈하지 않던 초고를 이 플랫폼에 공개하며 두 배 이상의 숙고를 한다. 초고는 엉망똥망이라는 진리, 단지 자기만족으로 마무리 짓는 거였다면 이번엔 흠좀 다르다. 더 많은 고민이 더 나은 글을 만드는 건 아닐테지만, 적어도 나는 자라고 있음은 알겠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을 써버릇했다. 1분컷이라는 짧은 글도 쓰기 시작했고, 사사로운 하루의 일도 쓰고 있다. 반드시 성장일테다.


반응, 이 점은 명과 암이 뚜렷하다. 우선 반응의 명, 다른 말로 "호응"이라 하겠다. 발행 누른 후 5분도 안되 달리는 "좋아요" 하나에 미소가 번진다. 초고 완성 후 투고 해 계약을 마치고 인쇄물 되어 전국 교보에 깔릴 때까지. 족히 8개월은 있어야 전달되는 호응이, 이곳에서는 즉각적이다. 그럴때면 쓰는 맛을 느낀다. 역시 글은 써서 읽어 주는 사람이 있어야 제 맛이니까. 반면, 칠흙같은 면이라 하면 "무반응"이겠다. 시간으로 따지면 30일 뿐이지만, 나는 지난 한 달 내 마음 상당부분을 브런치에 담고 살았다. 쓰고 싶을 때 마다 써 공유할 공간이 있어 즐거웠고, 그만큼 충실히 활동했으며, 머리가 달아오를 때까지 열나게도 고민했다. 그런 내게 한 달은 단 30일로 숫자화 할 수 없는 시간이고, 그간 올린 56개의 창작물에 대한 무반응 혹은 외면은 제법 씁쓸한 것이었다. 원인은 또 다시 나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를 발전시킬 원동력이 아니라 채근하는 무기가 될 때. 작가가 되기로 했고, 작가가 되었고, 그래서 쓰고 있는 내게 독이 될 때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브런치를 시작하게 만든 두 가지 명분과 한 달의 결과에 대한 긴 정리성 글이었다.

이제야 결론을 말하자면, 여기서도 최적을 찾아야겠다는 것.

나를 알림과 성장, 반응, 효율, 모두.

"보기 드문 나"가 되기 위해,

브런치가 내게 가져다 줄 효용과 낭비가 될 한계를 적절히 가려가며, 새 고민과 함께 한 껍질 벗어난 내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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