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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히 Feb 26. 2023

군산 신시도 월영봉(198m)

블야 섬&산 1좌

2018년 12월 2일 일요일, 블랙야크 섬&산, 전북 군산 신시도 월영봉(198m).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할 때 줄곧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는데, 신시도에 도착해 하늘을 보니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 뭔진 잘 모르겠지만 뿌옜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S 씨(26)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우리들의 모습을 보자 D 오빠(39) 왈,

“야아, 마스크 안 써도 안 죽어!”

하고 소리쳤습니다. 우리는 눈만 내놓고, 그냥 웃었습니다. 이때, S 씨의 설득력 있는 한 마디!

“저희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많아서요...”

그러자 D 오빠가 가슴을 부여잡았습니다.


우리의 목적지 영월봉(198m)은 높이는 낮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분명 트레킹이라고 알고 왔는데, 산세가 험했습니다. Y 언니는 등산화를 안 신고 와서 계속 발이 아프다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고생하며 정상에 도착했는데, 어르신들이 정상석 앞에 떡하니 버티고 앉아 식사 중이셨습니다. 역동적인 자세로 멋지게 인증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자리가 비좁아서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하산 후 점심 도시락을 먹을 예정이었는데, 한참 지연됐습니다. 하산 도중 H 씨(27)가 낙엽을 밟고 미끄러져 그만 발목을 다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후발대였는데, 선발대에서 일행을 이끌던 W 오빠가 갔던 길을 되돌아와 응급 처지를 했습니다. 천천히 하산했습니다. 사실, 이 날의 막내는 엄밀히 따지면 S 씨인데, H 씨가 만인의 관심과 보호를 받으며 막내라고 불렸습니다.


몽돌 해수욕장에서 점심을 먹은 후, 미리 점찍어 둔 곳에 가서 다양한 자세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늘과 바다, 검은 바위들과 흰 나무 그리고 백사장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멋진 사진이 나올 듯싶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곳을 추천하자, S 씨가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좀 찍더니, 민망해했습니다.

“아무나 그런 폼으로 찍는 건 아니구나.”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구불길을 걸었습니다. 중급 이상의 등산에 가까웠습니다. W 언니가 부산 이기대 트레킹 갔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기대는 기대를 많이 해서, 별로였어.”

운율이 딱딱 맞아떨어져서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지난 6월에 군산 선유도에 왔을 때는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와서 망한 여행이었습니다. 반면, 오늘은 햇살도 따뜻하고 하늘도 맑아서 완연한 봄 날씨였습니다. 초목이 푸르고, 활짝 핀 꽃들이 간혹 보여서 놀랐습니다.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 내 마음속에 저장!


포즈_장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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