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영홍도 좀바끝

블야 섬&산 65좌

by 슈히

다음 목적지는 고흥 연홍도 좀바끝입니다. 졸음운전하며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두 시간 남짓 달렸습니다. 도착하니 정확히 14시, 약속 시간에 딱 맞췄습니다. 초면이라 얼굴을 몰라서, Y 님에게 전화했습니다. Y 님과 S님도 서로 초면이었지만, 같은 지역 거주자이면서 동갑이었습니다. S 님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둘이 함께 신양 선착장까지 왔습니다. 빛날에게 Y 님에 대한 칭찬을 들은 터라, 내심 기대 중이었습니다.

자가용에서 내려, 인사를 나눴습니다.

"안녕하세요! 빛날이 Y 님 칭찬 많이 하던데요?"

"안녕하세요. 뭐라고 했는데요?"

"잘 생겼다고요!"

과연 칭찬 들을 만한 빛나는 외모였습니다. 40대로는 보이지 않는 동안이면서, 남자치고는 드문 흰 피부였습니다.

"이종격투기의 김동현 선수 닮았네요!"

"에이, 아니에요! 그 선수 실물 본 적 있는데, 사납게 생겼던데요?"


배는 14:35 출발 예정이었으나, 선장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모양이었습니다. 14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출항했습니다. 뱃삯은 왕복 5,000원이었습니다.

'뭐야, 왜 벌써 가?'

약 5분도 채 안 돼서, 배는 목적지에 닿았습니다.

"이 정도 거리면, 헤엄쳐서 갈 수 있겠는걸요?"

S 님이 농담을 던졌습니다.


낮 기온은 따사로웠고, 화창했습니다. 유채꽃이 넘실거리는 황금벌판을 마주했는데, 관광객들이 다정한 모습으로 기념 촬영 중이었습니다. 부부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마냥 부러웠습니다.

'아, 나도 연인이랑 와야 하는데! 응? 아니지! 곁에 남자가 둘이나 있잖아!'

빠르게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자, 우리도 같이 사진 찍어요! 오빠들, 몸에 손 좀 잠깐 대겠습니다!"

장정들을 옆에 세워두고, 어깨에 살짝 기댔습니다. S 님은 활짝 웃었지만, Y 님은 표정이 복잡 미묘했습니다.


전망대에서도 사진 몇 장을 남겼습니다. 동갑내기 두 남자들의 다정한 뒷모습을 찍었습니다.

"슈히 씨도 Y랑 찍어요!"

"그럴까요?"

"와, 웨딩 촬영 같다!"

수줍어서, 그저 웃기만 했습니다. 과연 S 님이 찍어준 사진은 꽤 분위기 있어 보였습니다.


좀바끝에 도착해 간식을 먹었습니다. S 님은 육포, 초콜릿, 젤리 등 간식을 한아름 안겼습니다.

"이거 저 혼자 다 먹어요?"

"네, 다 드세요!"

"고맙습니다! 식량이 생겨서, 좋네요."


해변을 지나는데, 물고기 모양의 조형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미술관이 있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잠깐만요! 여기가 미술관인 것 같아요. 잠깐 둘러보고 가요."

하마터면, 그냥 무심히 지나칠 뻔했습니다. 벽화에는 소녀가 미소 짓고 있었고, 조각상도 듬성듬성 보였습니다. 미술관 실내로 들어가 전시관을 한 바퀴 훑었습니다. 주로 식물과 꽃을 주제로 그린 작품들이었고, 작가는 여러 명이었습니다.


전시 관람을 마친 후, 시간을 보니 아직 다음 배 시간이 한참 남았습니다. 막배는 18시였습니다.

"여기 또 올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못 가본 곳을 마저 걸을까요?"

오빠들은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S 님이 앞장서고, Y 님이 중간, 저는 후미에서 따랐습니다. 4월인데도, 체감은 벌써 여름 같았습니다.

"아, 더워요!"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도 한 시간이나 여유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교대 근무하니까, 잠이 잘 안 와요."

Y 님이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교대 근무자들이 겪는 괴로움이라고 합니다.

"여순광 여자들이 콧대가 높아요."

역시, Y 님이 말했습니다.

"그래요? 왜요?"

"남자들이 돈을 잘 벌거든요."

이성의 관점에서 보는 사람의 속성은 참 흥미롭습니다.


뭍으로 돌아오자, 산에서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오빠들은 하염없이 연기를 바라봤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산불이었습니다.


Y 님이 명성가라는 식당에서 아귀찜을 샀고, S 님은 후식으로 음료를 샀습니다.

"좋은 곳 데려가 줘서, 고마워요."

좋은 날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즐거웠고, 더불어 먹을 복까지 푸짐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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