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수영 대회(중)

준비 과정

by 슈히

배럴 수영 대회 영상을 찾아보니, 참가자들은 다이빙해서 입수했다. 영상에 따르면, 수심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헉, 나 다이빙 엄청 서툰데...... 어쩌지? 강습을 등록해야겠다!'

당장 교정반으로 달려갔다. 강사에게 다이빙을 가르쳐달라고 요청하니, 그는 금요일마다 다이빙 수업을 한다고 답변했다. 한 주의 마지막 날인 금요일, 피로가 엄습했다. 졸린 눈을 부릅뜨고, 잠을 줄여서 새벽 수영을 갔다.

다이빙에 대해 감을 익히고자 노력했으나, 자꾸 수경이 벗겨졌다. 개인 강습이 아니기에, 강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좀 나아지고 있나요?"

강사에게 묻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강사는 특별히 지도하지 않았고, 무뚝뚝했다. 오히려 같은 반 수강생에게 도움을 받았다.

"자세 좀 봐주세요. 어때요?"

"괜찮은데, 발을 힘껏 차면서 무릎을 나란히 모으세요. 그리고, 양팔로 머리를 확실히 눌러야 해요. 시선은 배꼽을 보세요. 고개 들지 마세요. 목을 드니까, 수경이 자꾸 벗겨지는 거예요."

그는 중년 남성 회원이었는데, 오히려 강사보다 훨씬 친절했다. 시간이 흐르고, 교정반 담당 강사가 다른 이로 교체됐다. 설상가상으로, 새 강사는 다이빙 수업을 아예 안 했다. 강사에게 다가가 다이빙 지도를 정중히 요청했으나, 그는 대답만 할 뿐 다이빙을 가르치지 않았다. 고작 주 1회 출석해서 연습한 다이빙 실력은 불완전했다. 최대한 목덜미를 숙였으나, 수경은 여전히 벗겨졌다. 괴로웠고, 불안했다.

'대회 때도 이러면, 영 곤란한데......'

주말에 별도로 시간을 내서 수영 연습을 했다. 그 과정에서, 수경 연결 고리를 분실하고 말았다. 잠수해서 허둥지둥 바닥을 살폈으나, 부품은 온데간데없었다. 업체에 문의해서 부속을 받았으나, 자꾸 빠져서 난감했다. 결국, 인터넷에서 새 수경을 주문했다. 기대와는 달리, 새 수경은 착용감이 불편했다. 돈이 아까웠다. 마침 다이소에도 수경이 있길래, 구매했다. 단돈 5천 원이었다.

별생각 없이 구매한 다이소 제품은 의외로 괜찮았다. 수영 대회에서도 이 수경을 착용했다. 어느 참석자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그녀는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대회 참가자들이 비싸고 좋은 제품 선호하니까, 그걸 노리고 훔치는 사람도 있어요."

"아, 저는 다이소 수경 써요."

"엥, 다이소에서 수경을 팔아요?"

"네. 쓸 만해요."

그녀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그건 알 수 없다. 혹시라도 귀중품을 도둑맞으면 곤란하므로, 대회 내내 가방을 소지했다. 아니나 다를까, 분실 사건이 발생했다.

"내 신발 없어졌어!"

여자 탈의실에서 한 참가자가 소리쳤다.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신발 분실하셨어요?"

"네! 분명히 여기 있었는데......"

"수모, 수경도 꼭 챙기세요. 잃어버리면, 본인만 손해잖아요.(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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