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푸 > 노베오카 1일 차
8월 22일
벳푸 > 노베오카에서 1일.
벳푸에서 노베오카로 가기 위한 날이다. 바로 미야자키로 가도 좋았지만, 미야자키와 벳푸 사이의 도시를 구경하고 싶어서 일부러 숙소를 잡을 수 있는 노베오카를 선택했다. 노베오카를 가기 전 벳푸 버스터미널로 향했는데, 그동안 일본에서 봐왔던 날씨중 제일 청량하고 제일 더웠던 날씨가 오늘이었던 것 같다.
아침 7시 42분 버스였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였다. 피곤하긴 했지만 이 버스를 놓치면 노베오카에 가기 힘들어졌다. 노베오카행 버스는 벳푸에서 하루 4대 정도밖에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베오카행 버스 내부, 가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옆 자리까지 넓게 쓸 수 있었고 직원분께서 맨 앞자리를 잡아주셨다. 덕분에 조금은 넓고 편안하게 이동한 듯 대략 2시간 40분 정도 버스 타고 이동했던 것 같다. 그리고 고속버스지만 벨이 있어서 원하는 정류장에 내릴 수 있다. 벳푸에서 노베오카 가기 위해서는 "노베오카 IC(인터체인지)"에서 내리면 된다.
노베오카 IC(인터체인지)의 모습. 내리면 주위에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무작정 기다리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이곳은 미야자키 > 노베오카 또는 노베오카 > 미야자키로 향하는 버스가 지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왼쪽 사진에 보이는 길로 일단 쭉 이동하기로 했다.
쭉 가다 보니 작은 마을이 나왔는데, 마을이 있는 곳엔 어떻게든 버스가 지나가게 되어있다. 물론 시간은 거의 한 시간에 한대 거나 텀이 길 수 있는데, IC에서 꾸물대지만 않았어도 거의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10시 39분 버스가 떠난 뒤였기 때문에 11시 39분 버스를 타기로 했다. 이것마저 놓치면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그늘진 곳을 찾다가 어느 가정집 옆에 그늘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40분을 기다리고 했는데 바로 이길 뒤쪽으로 마을 모습이 너무 이뻐 보이길래 가만히 있을 수가 없고 짐도 무겁고 날씨는 더웠지만 이곳에 다시 올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20분 정도만 둘러보기로 했다.
전형적인 일본의 시골마을 이런 모습을 한번 보고 싶었는데 운이 좋게 노베오카에 와서 보게 되었다. 그전까지 너무 덥고 짐도 무겁고 발도 여기저기 상처가 많아져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면서 여행하나 싶다가도 이러한 일본의 모습들을 보면 기분이 너무나도 좋아진다. 보물을 발견한 느낌.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나니 시간이 맞아 버스를 제시간에 탈 수 있었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숙소로 이동을 했다.
15kg가 넘는 짐을 메고 15분 정도 걸었어야 했지만, 이 날씨와 이 풍경을 보면 힘이 계속 나온다. 물론 몸은 상하고 있었지만... 날씨까지 좋으니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너무 이쁘게 나온다. 고층빌딩이 없는 노베오카는 지금까지 큰 도시만을 여행했던 나에게 멋진 선물을 해준 것 같다.
그렇게 노베오카 시청을 지나면 근처에 바로 오늘 묶을 숙소가 위치해 있었다. 게스트 하우스가 없었기에 1인실 호텔로 예약했고, 최대한 싸게 잡았지만 지금까지 잡은 숙소 중 제일 비싼 곳이다. (4만 원)
하지만 체크인은 3시였고, 내가 도착한 시간은 12시였기 때문에 짐만 맡기고 다시 나가야 했다. 사실 발이 너무 아파서 어디 돌아다니기보다는 좀 쉬고 싶었는데 일본은 체크인 시간을 정확히 지키기 때문에 결국 나가서 쉬어야 했다. 하지만 주변에 카페도 없었고 편의점도 없었고 태양을 피할만한 곳을 찾기에도 힘들었다.
일단 이동하기로...
숙소 근처에 작은 극장이 있었는데, 이미 한국에서 개봉한 것들을 일본에선 이제야 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해외 영화는 한국보다 조금은 늦게 개봉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운영을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를 만큼 들어가는 사람도 없었고, 매표소에 판매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또한 상점들도 대부분 문이 닫혀있었고, 지나가는 일본인 또한 보기가 힘들었다. 원래 이런 도시인가 싶었다. 가끔 일본인들을 만나면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이 많았다. 나처럼 걸어 다니는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버스가 거의 다니지 않다 보니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이 많은듯하다.
일단 다음 행선지인 미야자키를 가기 위해 버스시간과 기차 시간 및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각 터미널과 역으로 향했다. 버스터미널이 좌측/ 노베오카 역은 우측 사진이다. 버스터미널 뒤쪽으로 역이 위치해 있는데 노베오카 역이 지금은 리모델링 중이라 건물 외관을 찍을 수는 없다.
노베오카 역에 걸려있는 역정보이다. 미야자키까지는 1650엔 티켓을 사서 들어가면 된다. 우측 사진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로 정보가 새겨져 있다. 이것 또한 일본에서 볼 수 있는 배려.
그렇게 터미널과 역을 구경한 뒤에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터미널에서 30분 정도 쉬었다. 여기까지도 걸어오는데 20분 정도 걸렸는데, 다시 숙소 쪽까지 가려면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다. 30분 쉬고 30분 걷고 가 일상이 되어갔다.
신사를 향해 가면서 봤던 풍경들인데 역시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일본인들이 많이 보였다. 바로 근처에 신사 입구가 보여서 계단을 걸어 올라갔는데 이곳은 나무로 그늘이 져있어 시원하고 좋았다.
그렇게 3시가 되어서 체크인을 하고, 드디어 숙소로 들어왔다.
외관은 오래되보이지만 내부는 리모델링을 해서 있을 건 다 있었고 시설도 나쁘지 않았다. 들어가자마자 틀어져있던 에어컨 바람이 너무나도 좋았다. 더 이상 어디 구경할 힘은 없었고 근처에서 과자 하나를 사 와서 5시까지 일본 방송을 보며 쉬었다.
그렇게 5시까지 쉬고 나서 저녁을 먹기 위해 노베오카에 있는 제일 큰 마트를 가보기로 했다. 역시나 마감전 할인 세일 기회를 노리기 위해, 그리고 마트 근처의 마을 느낌을 눈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대한 짐을 가볍게 하고 카메라에 삼각대를 설치한 뒤에 뒷동산으로 향했다. 뒷동산은 숙소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쉽게 걸어갈 수 있었다. 노베오카 도시 풍경을 위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여기서부터 한 10~15분쯤 올라가면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데, 생각보다 모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나무로 대부분 둘러싸여 있어서 시원하다.
꼭대기가 나름 잘 정리되어 있고, 앉을 곳도 많고 시원해서 좋았는데 그놈의 일본 모기가 너무 득실대 조금만 가만히 있어도 내 다리에 모기 한두 마리가 모여있었다. 일단 모기는 조심해야 하기에 얼른 사진 찍고 내려가기로 했다.
해가 질 때쯤의 노베오카의 풍경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해가 점점 내려가면서 건물과 강을 비출 때 그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너무 이뻐서 사진을 계속 찍었다. 다음에 이동하는 도시들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야경까지 담아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체력이 거기까지 허락해주진 않았다. ㅠㅠ 아쉬움이 너무 크다.
그렇게 마지막 목적지인 마트에서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저녁 만찬을 즐긴 뒤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은 아침에 바로 미야자키로 이동한다. 미야자키는 어떤 모습의 도시일지 기대가 된다. 내 발이 조금만 더 버텨줬으면 좋겠다.
버스비 - ¥260
버스비 - ¥170
반창고 점심 - ¥592
저녁 - ¥952
총 - ¥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