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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erkimbob Aug 24. 2017

규슈지방 여행기 7일 차

노베오카 > 미야자키 1일 차 

8월 23일

노베오카 > 미야자키에서 1일.

여행은 항상 시작과 끝은 좋으나 중간과정이 꽤나 애를 먹게 한다. 오늘 또한 그런 날이었다. 처음 노베오카에서 여유롭게 일어나 화려한 조식을 먹고, 하마터면 놓고 올 뻔한 짐들은 다시 한번 확인하여 놓고 오는 일도 없었고, 시간을 잘못 봐서 놓칠뻔한 버스도 부지런히 조금 일찍 나와 놓치지 않고 제시간에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미야자키 도착해서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노베오카를 오게 된다면 이 호텔을 추천하고 싶다. 시설도 시설이지만 조식이 생각보다 괜찮게 나와서 놀랬다. 물론 먹는 법들을 모르는 것까지 나와서 일단 눈에 익숙한 것만 잡아서 먹었다. 사실 조식을 생각지도 못했는데 알고 보니 옵션을 조식 있는 걸로 구입했던 것 같다. 결국 열심히 배를 채웠다.


내 방에서 본 뷰 6층이 숙소였기 때문에 뷰가 나쁘진 않았다.


미야자키는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도시였다. 그냥 이유 없이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감독을 알게 되고서부터인데, 사실 그거랑 딱히 관계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이 들어간 지명이라 가보고 싶었다.

이 정류장에서 미야자키공항행 버스를 타면 된다. 꼭 버스터미널에서 탈 필요가 없다. 시간은 꼭 확인하자.
미야자키공항행 버스를 타고 가는중
이런 버스는 미리 표를 내기보다는 자기가 가고 싶은 목적지마다 가격이 달라진다. 일반 버스랑 비슷하다.

일본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마다 느끼는 건데 가끔 산을 계속 뚫어서 터널만 나오는 곳이 있다. 터널을 한번 나오면 끝이겠거니 하지만 터널은 한번 나오면 그 뒤로 연속으로 계속 터널 터널 터널만 나온다. 길 하나는 정말 잘 뚫는 것 같다. 그만큼 이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곳 정류장 이름은 미야코 시티이다. 숙소가 이 근처라 이곳에서 하차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숙소가는길, 노베오카 보다는 확실히 뭔가 많다. 사람이 사는 동네 같다.

여기는 미야코 시티인데 미야자키 역보다 조금 아래쪽에 있는 곳이다. 그래도 미야자키에서 출발한 버스들이 다 이곳을 거치니 굳이 미야자키 역까지 갈 필요가 없다. 그리고 여기 버스터미널에는 큰 백화점과 연결되어 있어서 아주 좋은 곳이다. 또한 이곳에서 숙소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


이번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예약을 했는데, 이곳 미야자키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호텔 또한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그나마 저렴한 에어비앤비로 구했는데 에어비앤비로 처음 숙소를 잡아본지라 많이 떨리고 걱정도 되었다. 특히 이 더운 날씨에 에어컨이 없는 집이라... 그것도 더 걱정이 되었다.


노베오카 보다는 그렇게 덥다고 느끼지 못했지만 노베오카에서부터 시작된 발의 통증이 여기 미야자키에 오면서 점점 통증이 커져 거의 걷기 힘든 상황까지 왔다. 하루 이틀 걷지 않으면 금방 나을 정도였지만, 물집이 생각보다 많이 커져서 오늘 미야자키 여행을 어떻게 해야나 걱정이 많이 되었다. 


매번 여행 때마다 물집이 생기고 굳은살이 생기긴 했지만, 이번 여행 때의 고통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심한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15000보 이상을 걸었고, 밤에 쉬긴 했지만 항상 다음날 그만큼 이상을 또 걸었기 때문에 발가락이 무사할리는 없었다. 지금도 최대한 발가락에 힘을 안 주고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
옥상에 있는 가정집. 왼편엔 주인이 살고 정면에 보이는 방한켠이 내가 머무를 방이다.
이곳은 나의방. 안락해보인다 시골집 느낌이 나서 좋다. 하지만 레알 덥다 절대로 낮에는 여기 못 있는다...

숙소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그렇게 깔끔하다고 느끼는 집은 아니지만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리고 뭔가 레어 한 형태의 집이었는데 문제는 이 더운 날씨에 에어컨 하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옥상이라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고 시원한데 이 집안은 통풍이 되질 않아 낮의 열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결국 선풍기 하나로 버텨야 하는데 그 선풍기에선 열 바람이 나오는 정도... 발 때문에 숙소에서 좀 쉬고 싶었는데 강제로라도 나와야 했다. 그거 하나만 빼면 정말 완벽한 집. 


이게 바로 현지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느낄 수 있다는 에어비앤비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 더위를 더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겐 35도를 에어컨 없이 보내기엔 조금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상단에 오로나인이라는 갈색 상자의 약이 일본 국민약이라고 한다. 그래서 제일 작은걸로 하나 구입!

일단 숙소를 나와서 음료수도 구입하고 상처에 바를 약도 구입하고 에어컨 바람도 좀 쐬기 위해 버스터미널에 붙어있던 마트로 도망쳤다. 여러모로 여행 와서 마트 구경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특히 3층에 namco 오락실 장이 있어서 궁금해 한번 올라가 봤는데, 거의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많이 보였고 중학생? 또는 어른들 몇 명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여기는 기본이 100엔이기 때문에 게임을 다 100엔이면 즐길 수 있었는데 대부분 카드와 연계해서 하는 게임이 많았고 벌써부터 어린아이들이 경마를 즐기고 있었다. 게임 자체는 귀여워 보였는데 이기고 질 때마다 100엔이 오고 갔다... 근데 서로 즐거워 보여서 나도 옆에서 한참 구경을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어디를 갈까 검색을 하던 중 숙소 주인이 추천해준 미야자키 신궁으로 가보기로 했다. 꽤나 크고 일본 전국을 통틀어서 잘 돼있기로 소문이 나있고, 바로 옆에 박물관이 붙어있어 가볼만하다는 것이다. 오늘 아무것도 계획된 것이 없고 그냥 쉬고 싶었지만 오늘은 저거 하나만이라도 보고 오자는 생각으로 이동했다.


이곳이 미야자키신궁 정류장이다. 
들어가기전 입구. 사람이 그리 많진 않아서 사진찍기 편했다.
안에 뭔가 또 있어 보이는데 여기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사실 내용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고 간 미야자키 신궁. 일본에 오면 항상 신사를 한 번은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뭔가를 하지 않더라도 이런 신사의 분위기 등을 느껴보면 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느낌이 다르다. 어떤 곳은 엄청 화려하면 어떤 곳은 거대하고 정갈에 느껴진다. 


신궁을 구경하고 바로 옆에 있는 미야자키 종합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신궁을 나오면 바로 보이는 건물이었기에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단순히 역사나 과학박물관이 아니라 예술관도 있어서 다양한 전시를 한 번에 보기에 좋은 것 같았다. 나는 예술관만 들어가 보기로 했다. 


폐장시간이 다 될 쯤이어서 메인 전시는 가보지 못하고 무료 전시를 하고 있는 전시들이 몇 개가 있었다. 꿈속에서 본 듯한 작품들을 전시한 것과 미술 교육하는 곳에서 수업을 들은 사람들의 작품을 전시해놓은 것 2가지를 보고 나왔다.


두 번째 미술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전시는 작년 미술교육봉사를 할 때 아이들의 작품을 전시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미야자키 내에 있는 한 학원에서 수업을 받은 수강생들의 작품을 모은 것인데, 어린아이들부터 성인까지의 다양한 작업물들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스타일의 그림들과 재미있는 그림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았다. 다 보고 난 뒤에 한국말로 응원 메시지를 남겨주고 나왔다.


미술관의 모습. 단순하면서 현대적인것과 옛스러움이 함께 있는 것 같다. 
박물관을 배경으로 인증샷 한컷


다 보고 난 뒤 다시 버스 센터장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한 뒤에 마실 것 등을 사고, 집주인분에게 추천받은 식당으로 향했다. 현지인에게 직접 추천받은 집이라 기대가 한가득이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미야자키에서는 치킨 난반이라는 것을 먹어야 된다고 하는데, 원조격의 집이 있다고 했지만 이곳은 그런 곳은 아니고 가정식을 주로 파는 식당이었다. (식당위치링크)

겉에서 봤을때는 너무 고급스런 이미지라 가격이 많이 비쌀 것 같았다.
가게 내부는 깔끔.

이렇게 970엔인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특히 저 치킨 난반은 여태껏 먹어봤던 치킨들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소스도 특이했고 치킨이 너무 부드러워서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살살 녹았다. 그리고 옆에 소바는 냉소바인 줄 알았는데 따뜻한 국물의 소바다. 아무래도 소바면과 가락국수 면을 선택하라는 것 같다. 

오른쪽에 미니 카레는 치킨 난반을 시킬 때 사진에 치킨밖에 보이지 않아 밥을 따로 시켰는데, 알고 보니 한 세트로 나오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포장을 해갔다. 혹시나해서 한 숟갈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었다. 가격은 320엔!  


이렇게 저녁까지 먹고 들어와 씻고 방에서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돌아다닐 힘만 쥐어짰고 그림 그릴 힘이 없어 스케치를 하지 못했다. 다음날에는 아오시마를 다녀올 예정인데 기대가 많이 된다.


버스비 - ¥1,500

약 - ¥321

음료수 - ¥180

저녁과 아침 - ¥1,290

저녁간식 - ¥291

버스비 - ¥270

버스비 - ¥270


총 - ¥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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