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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erkimbob Nov 22. 2017

규슈지방 여행기 21일 차

후쿠오카 2일 차

9월 6일

후쿠오카 2일 차


어느덧 여행도 막바지. 내일은 거의 쇼핑으로 마무리를 할 예정이기 때문에 오늘은 실질적으로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작년에 후쿠오카에서 다녀왔던 곳을 다시 재 탐방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아침으로 먹은 도시락. 이 도시락이 가성비는 좋은 것 같다.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하카타역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작년에는 기차를 타고 다자이후(지도)를 갔다면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어떤 것이 편하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기차가 더 좋다고 말할 것 같다. 보이는 풍경도 이쁘고 집 사이사이를 지나가며 스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버스패스를 사용해서 다자이후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너무 늦게 출발하게 되면 가는 사람도 많아 1시간이 되는 거리를 버스에서 서서 갈 수도 없는 상황이 와버리니 역시 버스보단 기차가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아침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여유롭게 앉아 갈 수 있었다.


다자이후 기차역. 버스도 바로 이 앞에서 세워준다.

다자이후 거리는 후쿠오카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거리이다. 사실 다른 일본의 전통, 관광거리랑 비슷하지만 후쿠오카라는 도시 안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일본의 기분을 느끼기에는 다자이후가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후쿠오카에 놀러 온다면 나는 다자이후를 꼭 가보라고 추천한다. 그리고 이곳에는 이쁘게 꾸며놓은 스타벅스가 유명하니 다들 가서 사진 한 번씩 찍고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나는 안 찍었다.)

이 거리에는 토토로 상점도 있고, 맛있는 만쥬도 팔고, 전통 젓가락도 팔고 거리 여기저기도 꽤나 깔끔하고 이쁘기 때문에 거리는 짧으나 많은 걸 봤다는 기분이 들었다.



유명한 소동상. 만지면 소원을 이뤄준다고해서 사람들이 줄서서 만진다.

다자이후 자체는 꽤 컸다. 기존의 다른 궁들처럼 신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유치원도 있으며, 여러 건물들이 있었고 근처에는 미술관과 작은 놀이동산 그리고 정원들도 넓게 있어서 단순히 신사만 보러 왔다가 놓치기 쉬운 부분들이 많다고 느꼈다. 작년에는 단순히 신사만 보고 가느라 몰랐는데 이번에 다시 방문해서 천천히 둘러보니 더 많은걸 발견할 수 있었다.


가운데 인증샷 한컷.
신사앞에서 모이는 사람들.
동전을 넣고 소원을 비는 사람들.
작년에 그렸던 그곳에서 다시 그려보았다.
작년에 그렸던 그림.

같은 장소를 1년 뒤에 다시 방문해보니 기쁘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다. 작년에 다시 오겠다고 했던 다짐을 지키기도 했고, 전과 달라진 게 많이 없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그리다가 자동차가 들어와서 피했다면, 이번에는 소나기가 내려 그리다 자리를 피해야 했다. 어떻게든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2번이나 무언가에 의해 자리를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한켠에서 공연을 한 할아버지와 원숭이
근처에 있는 작은 어린이 놀이동산.
규슈 국립 박물관으로 가는길. 

높은 에스컬레이터와 긴 터널을 지나 나오면 꽤나 큰 박물관이 나를 맞이해 주었다. 이런 곳에 규슈 국립박물관(지도)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전혀 못했다. 그래도 국립박물관이기에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규슈 역사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어 한번 보고 오기로 했다.

일본 박물관에서 느꼈던 점은 내부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데스크에서 보관을 하거나 가방에 넣으라고 말을 한다. 그리고 전시장 안에서 핸드폰을 보며 걸을 수가 없고, 주변에 배치되어있는 벤츠에 앉아 사용할 것을 권유한다. 처음에 적응이 안되어서 조금 애를 먹었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오히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일이 줄었다.


박물관을 다 구경하고 나와서 1층에는 각국 전통 물건들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무료입장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라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악기들과 의상들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노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다 체험하진 못했고 아래처럼 퍼즐 하나 풀고 박물관을 빠져나왔다. 직원분들이 자꾸 권유하시길래 한번 맞춰봤는데 나보다 더 좋아하시더라...


신사의 물로 손을 씻는 사람들.
비가오니 왠지 외로워보이는.
비가 내린 후 다자이후 거리
들릴때마다 사먹는 만쥬.

비가 금방 그친 다자이후 거리는 이제 돌아가는 사람들도 북적였다. 버스를 타러 왔을 때 이미 줄이 엄청나게 서있었고, 자리에 앉아 가지 못할까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운이 좋게 마지막 몇 자리 남은 걸 타고 다시 후쿠오카 시내로 돌아갈 수 있었다. 역시나 기차를 추천한다.


후쿠오카 시내로 돌아와 찾아간 곳은 지난번 나가사키에서 후쿠오카를 올 때 봤던 잡지에서 소개된 공간들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LUMO라는 이곳은 작은 서점인데 우리나라의 작은 독립출판서점 등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간판도 조그마하고 정말 아무도 안 가는 곳에 있기 때문에 찾아가는 길이 재미있었고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이로 말할 수 없었다. 이 안에서 갤러리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내가 갔던 날은 전시 준비 중이어서 볼 수가 없었다.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찾아가 보는 걸 추천한다. (지도)


우연히 지나간 케이크샵. 내일 다시오기로 했다.

그다음은 저녁을 먹기 위해 유명하다는 토리 마부 시라는 닭볶음 음식점을 찾아갔다. 15000원 정도 되는 가격의 숯불 닭고기 볶음이었는데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양념과 계란 등에 비벼서 먹는 특이한 방식이었다. 나름 유명하고 맛나다고 하길래 빠질 수 없어서 찾아가 보았다. 위치는 후쿠오카의 이치멘 라멘 바로 뒤쪽에 있었다. (위치)


이렇게 한상으로 나오는데 어떻게 먹는지는 주문판에 설명이 되어있다.
이렇게 7가지 양념장에 각각 비벼먹을 수 있다.

이렇게 양념장에 비벼 먹는 방법. 계란 반숙에 비벼먹는 방법. 우리나라의 삼계탕 국물 같은 육수에 비벼먹는 방법 등이 있었다. 나름 맛은 괜찮았고 다행히 저녁시간을 피해 가서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다만 이곳의 서비스 평은 엇갈리는 것 같다. 어떤 한국인은 차별을 받았다고 해서 나도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것 없이 들어가서 먹을 수 있었다. 이곳이 식사시간에는 웨이팅을 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서 받기도 해 아마 그런 문제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차별 없이 잘 먹고 나올 수 있었다.


배를 채우고 향한 곳은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인 후쿠오카 타워. 작년에 못 온 것이 한이 되어서 지친 몸을 이끌고 찾아갔다. 이곳 모모치 해변에서 노을이 그렇게 이쁘다고 하여 노을 지는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일본인들은 퇴근을 하고 있었고 한국인이나 다른 관광객들은 이곳에 구경하러 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올라가기전에 후쿠오카타워랑 한컷
전신을 담기엔 너무나도 힘들었다.
후쿠오카 타워 입구. 나중에 해가지면 올라가기로
모모치해변의 모습. 거의 다 커플이다.

모모치 해변은 역시나 커플들이 많이 보였는데 그중 대부분이 한국인과 중국인이었다. 내가 간 날은 날씨가 좋지 않아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고, 구름에 가려 노을이 지는 모습을 제대로 찍을 수는 없었지만 분위기 자체는 매우 좋았다. 그리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을까 후쿠오카 타워에 올라가기 전에 멋진 석양빛을 담은 해변을 찍을 수 있었다.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어도 하는 아쉬움.
이건물은 뭐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못들어가봤다.
우리나라로 치면 해변의 포장마차? 젊은이들이 맛있는걸 먹고 있었다.
드디어 후쿠오카타워에

후쿠오카 타워 1층을 둘러볼 시간 없이 일단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내 친구들은 그냥 그랬다고 하는 평을 듣고 갔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 했지만 비가 그치고 난 직후라 야경이 잘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은 들었다.


후쿠오카 타워 내부에는 여러 사진 스폿 장소가 있는데 줄을 서서 사진 찍는 모습들을 보기만 하고 나는 야경을 찍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빛이 많이 없고 사람들이 사진 잘 찍지 않는 구석진 곳을 찾아다녀 몇 장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번 벳푸 타워에서 찍었던 타워 스탬프를 이곳 후쿠오카 타워에서도 찍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기념으로 도장하나 찍어주고 왔다.


일본의 모든 타워를 찍을 수는 없을 것 같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져 꽤나 먼 곳까지 야경을 찐하게 찍을 수 있었다. 역시 날씨의 운이 나를 따라준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여행에서 고마운 것 중에 하나가 날씨가 나를 도와줬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멋진 풍경을 찍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다음번에는 낮과 밤 둘 다 방문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날씨가 맑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밝은 후쿠오카의 모습과 노을이 지는 후쿠오카의 모습 또한 이 타워에서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객에게 부탁하여 건진 한컷. 그래도 인증샷은 필요하니.
불빛이 비추는 후쿠오카 타워. 이제 안녕.
내렸던 곳 반대편에서 돌아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숙소로 돌아와서 호로요이와 간식거리로 마무리

이렇게 후쿠오카에서 마지막 날이라고 할 수 있는 하루가 끝이 났다. 내일은 돈키호테나 그 외 다른 상점들을 들려서 사고 싶었던 물건들을 사고 정리를 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최대한 저렴하게 쇼핑하기 위해 여기저기 방문해서 가격비교도 좀 해보고 일본의 백화점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 내일은 무엇을 구경한다기보다는 후쿠오카 도시 자체를 돌아다닌다는 생각으로 다녀보려고 한다. 

슬슬 집에 돌아가고 싶기도 하고, 더 남고 싶기도 하고 3주간의 있었던 일들이 계속해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떠나기 도전에 그리워지는 이런 감정은 근래 여행한 것 중에서 최고인 것 같았다.



닭고기 저녁 - ¥1,566

술 간식 - ¥357

만쥬 간식 - ¥120

박물관 입장료 - ¥430


총지출 - ¥2,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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